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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소망을 심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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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4.03 18: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등 모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대전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귀가 떨어져 나갈 듯 시리게 하던 동장군의 기세가 시간의 흐름 앞에 꼬리를 감춘 지 오래고, 어느 새 개나리와 벚꽃, 목련 등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을씨년스럽던 하늘빛이 한결 푸르고 따뜻해졌다. 산들바람이 제법 우리의 코끝을 간질이더니 겨우내 숨죽인 땅 틈을 비집고 들풀들을 깨우고 있다. 농부들은 물오른 땅을 너도 나도 갈아엎고 씨앗을 뿌린다.

농부는 손에 쥐었던 씨앗들을 뿌리지만 전혀 아깝다거나 손해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늘 뿌린 씨앗이 내일 당장 열매로 돌아오리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거둠의 때에 30배, 60배, 100배가 되어 열매로 돌아올 것을 소망하며 기쁘게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 역시 소망의 터 위에 세워진다.

소망의 여부가 크게는 생명과 직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종종 본다.

2010년 8월5일 오후 8시 반 칠레의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갑자기 갱도가 무너져 33명의 광부들이 지하 700m 아래에 갇히게 되었다. 그들은 칠흑 같은 암흑과 밀폐된 공간속에서 33도의 무더위와 90도 이상의 습도와 배고픔과 극도의 공포 속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러나 33명 모두는 마침내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어 온 세계가 떠들썩했었다. 매몰되었던 그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반드시 구조된다는 확신과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700m 지하에서 매 48시간마다 과자 반 조각, 참치통조림 두 숟가락, 우유 반잔으로 버텼다. 그리고 매몰 17일 만에 지상과 연락이 이뤄지자 그들은 구조에 대한 강력한 확신과 소망이 생기면서 일사불란한 협조와 양보와 서로에 대한 이해의 마음이 생겼다. 이처럼 소망은 우리에게 위대한 힘을 준다.

하지만 소망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오늘의 따뜻한 봄을 맞기 위해서는 지난겨울 혹독한 찬바람과 추위를 견디어야 했다.

씨 뿌린 농부의 기다림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오늘의 세대는 소망이 부족하다. 기다림도 부족하다. 빠른 정보화시대의 스마트 폰 세대는 기다림을 싫어한다. 그래서 소망 또한 갖지 못해 끌려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소망을 포기한 세대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한 세대와 같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라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존시라는 주인공은 폐렴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존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희망적이지 못했다.

존시는 폐렴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 자신의 삶을 아예 포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희망을 잃어버린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던 존시는 건너편 집 담장에 있는 담쟁이 넝쿨을 바라보면서 그 넝쿨의 잎이 다 떨어지면 자신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담쟁이 넝쿨의 마지막 한 잎새가 남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마지막 잎새가 남았던 그 날 밤은 유난히 비바람이 심했다. 다음날 아침, 소녀는 떨어진 마지막 잎새의 흔적을 보려고 커튼을 젖혀 달라 했는데 놀랍게도 그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지 않고 아침햇살에 더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원래 그 마지막 잎새는 이미 떨어졌는데, 그 집 1층에 사는 그렇다 할 작품 하나 그리지 못한 노(老)화가 베어먼 할아버지가 그 담장에 그 마지막 잎새를 그려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그려진 담쟁이 넝쿨의 마지막 잎새 하나가 결국 그 소녀를 병에서 일으켰다.

오늘날 우리의 다음 세대, 혹은 소망 없는 사람들에게 동화속 화가처럼 희망을 그려 넣을 인생의 화가가 절실하다.

성경말씀에 “우리가 이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 가나니”(히 6:19)라고 말씀하고 있다. 닻은 배가 정박해 있을 때 거센 파도로부터 배가 표류하지 않도록 배 밑의 땅에 연결해서 붙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인생 역시 소망이 영혼의 닻이 되는 것이다. 우리 인생이 오늘하루 이마에 땀을 흘려도 마음이 기쁜 것은 내일의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참된 소망은 모든 일을 성취해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성공의 비결은 소망을 잃지 않는데 있고, 참된 소망이야말로 모든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망(所望)은 야망(野望)이 아니다. 야망은 ‘앞날에 큰일을 이루고자 하는 소망’이란 뜻을 가지나 언제나 욕심을 동반하며, 이기적(利己的)이다.

자신의 욕구나 바램이 충족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배신하고, 반역한다. 신뢰나 약속이나 정의(正義)와는 거리가 멀다. 성경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에서 죽임 당함을 통해 자신들의 야망이 무참히 꺾였을 때 미련 없이 예수님을 떠나 도망갔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에는 야망을 버리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바른 소망을 가졌다. 야망을 가진 사람은 그 뜻을 이룬다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부귀영화를 누렸던 솔로몬은 인생 말로에 세상의 모든 것이 헛되다고 고백했던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참 소망, 산 소망은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바라는 것이다(벧전1:3-4). 세상은 때가 되면 없어지지만 주님을 바라보는 가운데 얻는 소망은 흔들리지 않고 영원한 것이다.

이러한 소망을 가진 자는 인내하게 되고 마침내 소망의 결실을 얻게 될 것이다. 봄은 결실의 계절을 기대하며 씨 뿌리는 계절이다. 소망의 계절에 산 소망을 심자!

우리들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리고 특별하지도 않은 아주 작은 생각을 실천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에게 그것은 무엇입니까? 전화하기, 문자 날리기, 등 쓰다듬어주기, 격려해주기, 이야기해주기, 함께 놀아주기... 그 뭔가를 지금 하는 것이 바로 희망을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지난 시절 아름답던 추억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저는 통장에서 예금을 인출하듯 양파껍질 한 꺼풀씩 벗겨가며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을 다시 끄집어냅니다.

우리 아이들도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희망통장에 잔고가 많아지도록 추억과 희망이야기를 많이 만들어주는 선생님이 되어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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