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의 한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차상육(94·군서면 상중리), 이복례(91) 부부가 ‘사랑이 가득한 장수부부’로 소문나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74년 전 친척의 중매로 아내를 처음 본 순간부터 반했다는 차상육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말없이 따르며, 항상 미소로 대한다는 이복례 할머니. 차 할아버지는 “난 지금도 우리 할멈이 이 세상에서 가장 이뻐,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지.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이쁜지 몰라. 내가 매일 업고 다녀도 시원치 않지”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또, 그는 “없는 살림에 시집와서 5남매를 훌륭하게 키워, 다 출가시키고 이젠 손녀 손자까지 공부시켜서 자리잡게 해 줬지. 집안 일뿐아니라 농사도 야무지게 하지. 이렇게 이쁜 짓을 하는데 내가 안 이뻐할 수가 있겠어? 그래서 가끔 할멈을 업어 주기도 하지”라며 자랑스레 말했다.
차 할아버지는 20년 전 교통사고로 몸을 다친 이후 매일 새벽 3시반에 일어나 동네를 돌며 1시간 반가량 운동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할머니와 함께 벼농사와 마늘, 깻잎, 고추 등 밭일을 한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자주 가까운 산에서 냉이, 취나물 등 산나물을 채취해 이웃도 나눠주고, 자연식 반찬으로 식사를 한다.
가을에는 인근 야산에서 밤, 도토리 등을 주워 가까운 이웃이나 친척 등에게 나눠주는데 지난해엔 80kg정도를 선물했다고 한다.
차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2~3번 정도 읍내에 있는 노인장애인복지관에 버스를 타고 나와 시조교실에서 시조를 읊기도 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아내를 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함께 손을 꼭 잡고 산책을 나간다고 한다.
또, 마을의 큰일 작은일 마다하지 않고 내일처럼 앞장서 바쁜 농사철엔 다른 농가의 일도 함께 거들어 주는 등 동네에서도 부지런한 부부로 이름이 나 있다.
함께 살고 있는 둘째며느리 조명희(54)씨는 “항상 저를 딸 같이 대해 주시는 시아버님, 시어머님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신 것 같다. 물론 자식이나 주위 분들에게도 정말 잘 하신다. 존경스럽다. 저도 시부모님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보내야겠다”고 말했다.
74년을 해로(偕老)한 이들 부부의 장수비결은 화목한 가정과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상대방을 아껴주는 마음인 것 같다.
한편, 이들 부부는 21일 충북발전연구원(청주)에서 열리는‘제8회 부부의 날’ 장수부부 부분에 충청북도 도지사 상을 받는다.
옥천/최영배기자 cyb7713@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