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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소통부재인 ‘부부의 날’을 보내며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정이 지켜질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가장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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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22 18:05
  • 기자명 By. 김형중 기자
▲ 김 형 중 편집국 부국장

부부란 무엇인가. 가정이란 무엇인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관계이며 인생의 의미일 것이다.

모든 가족의 문제는 대화가 안 되는 것에서 생긴다. 문제의 가정과 부부에서는 대부분 대화 자체를 안하고 산다. 그러니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고, 한술 더 떠 남들에게 ‘잉꼬부부’ 소리까지 듣는다는 사람도 있단다. 가정마다 속내를 들여다보기 전에는 행복하게 보이는 부부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상대를 소극적, 수동적으로 공격하며 정신적으로 괴롭히며 고문한다. 일종의 음성적인 싸움 즉 냉전 상태다. 상대에 대한 비난과 공격, 그리고 좌절감으로 인한 담쌓기 과정의 하나이며 결혼생활을 그냥 잘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방어다.

이런 부부는 분노도 하지 않는다. ‘포기하고 산다’, ‘사는게 다 그렇지요. 다른 방법이 있나요’ 라며 체념이 가져다 준 평화로 위장전술을 편다. 이런 경우, 부부는 거실과 서재에서 따로따로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한다. 대화는 단절된 지 오래고, 서로 드러내놓고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부딪치지 않으려 한다. 가정을 파괴하는 지름길인셈이다.

지난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행복한 가정을 위한 ‘부부 십계명’에 관심이 쏠렸다. 각종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 부부의 날 부부생활 십계명은 ‘1. 두 사람이 동시에 화내지 마세요. 2. 집에 불이 났을 때 이외에는 고함을 지르지 마세요. 3. 눈이 있어도 흠을 보지 말며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마세요. 등이다. 이어서 4.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5. 아픈 곳을 긁지 마세요. 6. 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마세요. 7. 처음 사랑을 잊지 마세요.8. 결코 단념하지 마세요. 9. 숨기지 마세요. 10.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고 사랑으로 부족함을 채워주도록 노력하세요’ 등이다. 다양한 부부 십계명 외에도 남편의 십계명, 아내의 십계명 등도 함께 게재돼 감동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연 부부란 무엇일까? 사람이 땅 위에 집을 짓고 살든 아니면 나무 위나 물 위에 살든 상관없이 그 안에 사는 가정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가정의 기본 단위는 부부이다. 결혼을 통해 두 남녀가 부부가 될 때 비로소 한 가정이 탄생되는 것이다. 가정의 기본은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닌 부부다. 부부생활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할 수 있다. 부부의 관계가 깨지면 가정이 온전할 수 없다.

한 가장의 푸념 섞인 독백에서 이 시대의 아픔도 전해진다. 가족을 돌아볼 새 없이 사회활동에 매진하면서 정신없이 살아온 어느 날, 사회에서도 서서히 밀려나는 느낌에 불안하고 초조하다.

한데 문득 돌아보니 아내와 자식들은 서로 소통하며 한 편이 되어 있고 가정과 사회 그 어느 곳에도 편히 뿌리내릴 곳이 보이지 않는다. 가족들과 대화를 해보지만 쌓아놓은 토대가 없어 일방적인 외침이 된다. 더 심하게는 아내와 자녀들에게 지금까지 없던 부담스러운 잔소리와 참견만 되고 있을 뿐이라는 현실에 참을 수 없게 된다.

이때부터라도 언제까지나 한편이어야 하는 아내를 붙잡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해보면 좋으련만 오히려 엇나가기 시작한다. 장고 끝의 악수라고나 할까, 오히려 스스로 소외를 자초하는 것이 되고 만다. 어떻게 해야 할지 길을 잃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방황하는 가정은 끝이 없다. 오늘날 아버지의 위기, 남편의 위기는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부부를 하나 되게 하는 것은 사랑과 이해일 것이다.

이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지만 상대방의 입장해서 생각해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한 정신과 의사는 행복한 가정의 핵심적인 요소는 서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부가 나빠지는 모든 원인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사랑과 이해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의 가정을 위해 간절히 기도 한다. 배우자에게도 그동안 아껴두었던 '사랑한다'라는 한마디로 가족 사랑을 실천하고 웃음꽃을 피워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고담준론(高談峻論)을 쏟아내도 우리의 가정과 우리의 후손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면 빛 좋은 개살구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정이 지켜질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그 것이 가장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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