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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하선] 다시, 나선정벌(羅禪征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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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6.16 17:19
  • 기자명 By. 안순택 기자

우리 선조들은 러시아를 아라사(俄羅斯)라 불렀다. 나랏님이 이 아라사에 대해 알게 된 건 1873년 청나라를 다녀온 사신에게서였다. 고종황제는 아라사란 나라는 서양지국(西洋之國)인가, 비(非)서양지국인가, 하고 묻고 있다. 또 생김새가 서양오랑캐와 같은가, 그 나라에도 임금이 있다던가 하는 걸 묻고 있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1885년 통상조약에 따라 러시아공사관이 들어서고, 또 11년 뒤인 1896년 ‘아관파천(俄館播遷)’이 벌어지니 관계치고는 꽤 빠른 진전이라 할 만하다.

▷아라사 이전에는 ‘나선(羅禪)’이라 불렀다. 우리 역사를 보면 이 나선과 싸워 두 번 크게 이긴 기록이 있다. 조선 효종 5년(1654년)에 있었던 나선정벌(羅禪征伐)이 그것이다. 이 때 러시아는 곡물과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헤이룽강(黑龍江) 일대에 진출하여 성을 쌓으면서 청나라와 충돌하게 된다. 게다가 스테파노프로 하여금 원정군을 이끌게 하고 쑹화강(松花江) 방면에 보내어 청나라 접경을 위협했다. 연패를 거듭하던 청나라는 조선에 원군을 요청하게 된다.

▷우리 조정에서는 명조총수(名鳥銃手)와 명포수(名砲手)로 이뤄진 당시로서는 최신 정예 화기부대를 편성해 함경병사 변급이 이끌게 했고, 변급은 도망치는 러시아군을 헤이룽강 상류까지 추적하는 대승을 거둬 조선 총수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 4년 뒤에도 다시 쑹화강 영역을 침범해온 러시아군을 맞아 혜산 첨사 신유(申瀏)에게 총군 200명과 초관 60여명을 주어 다시 파견하였으니 신유 장군은 헤이룽강과 쑹화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스테파노프의 러시아군과 만나게 된다.

▷배 10여 척을 앞세우고 공격해 오는 러시아군에 총과 화전(火箭)으로 맞선 신유 장군은 스테파노프를 포함해 270여 명을 사살하고 잔당들을 패퇴시키는 대첩을 거두고 있다. 기록들은 “여러 나라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이 대첩들은 오로지 조선의 힘”이라고 말했다 전하고, 이로써 러시아의 남하정책이 당분간 주춤했다 하니 대단한 역사적 위업이 아닐 수 없다. 내일 아침 우리 월드컵 대표팀이 러시아와 첫 경기를 갖는다. ‘나선정벌’의 통쾌한 역사를 재연했으면 한다.

안순택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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