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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詩]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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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02 17: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절벽

 

송재학

 

절벽은 제 아랫도리를 본 적 없다

직벽이다

진달래 피어 몸이 가렵기는 했지만

한 번도 누군가를 안아본 적 없다

움켜쥘 수 없다

손 문드러진 천형(天刑) 직벽이기 때문이다

솔기 흔적만 본다면

한때 절벽도 반듯한 이목구비가 있었겠다

옆구리 흉터에 꽈리 튼 직립 폭포는

직벽을 프린트해서 빙폭을 세웠다

구름의 풍경(風磬)을 달았던 휴식은 잠깐,

움직일 수도 없다

건너편 절벽 때문이다

더 가파른 직벽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평) 절벽에서 오는 이 날카로운 촌철살인의 사유라니! 매순간 날을 세우고 서 있어야하는 직벽의 고매한 정신을 배우기엔 우리 몸은 이미 너무 뚱뚱해요 (조용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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