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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못 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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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30 18:5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준 건 행정학박사·충남도립대 외래교수

든사람은 머릿속에 지식이 많은 사람이다. 난사람은 재주가 뛰어 나 출세하고 이름을 알린 사람을 말한다. 된사람은 인격이 훌륭하고 덕을 베풀고 이웃을 챙기는 등 됨됨이가 된 사람을 가리킨다.

교육부장관으로 내정됐던 김명수 교수는 분명 든 사람이다. 명문대학에서 공부했고 유학을 다녀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연구활동에 전념했다.

그러나 논문표절 시비와 부당한 연구비수령 사실이 드러났다. 학계의 관례였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장관으로 임명되지 못한 헛 똑똑이다. 국민적 정서와 감정에 알맞지 않아 사회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직을 잃고 말았다.

정성근 문화체육부장관 내정자는 아파트를 구입, 불법으로 전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구입당시 가격보다 2배 높게 되팔면서 탈세했다. 전형적인 부동산투기 혐의다. 음주운전 사실도 확인됐고,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홧김에 폭탄주를 돌린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결국 청와대의 인준을 받지 못했다.

정 후보자는 87년 부동산 투기에 대해 횡성수설했고, 음주운전은 한때 경거망동한 오만이었다고 반성했다. 고개를 떨구며 사퇴의 변에서는 자기반성을 했지만 되돌릴 수 없는 오명이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언론인으로 전성기를 보냈고 19대 총선에서 파주갑으로 출마하기도 했으며 아리랑TV사장까지 지낸 난 사람이다.

지난해 8월 임명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로 야당의 눈끝으로 연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게다가 국무총리와 각 부처장관 후보자를 올바로 추천하지 못하는 등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무능함을 드러낸 핵심인물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데도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제대로 된 사람인지 의심케 한다.

김실장은 임명 당시에도 70대 중반, 구시대 인사라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 평이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든사람, 난사람보다 된 사람으로의 평가가 높다. 그가 입는 오래된 점퍼와 촌부가 감사한 마음으로 전한 사과상자를 선물로 받고 우리 돈 3만6000원을 사과 값으로 치른 이야기는 13억 중국을 이끌만큼 된 사람이다.

맥아더장군의 아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했고, 모택동의 자식도 한국전에서 잃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보여준 된 사람의 사례다.

여섯명의 자녀를 모두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공부시키고 미국사회의 글로벌리더로 활동하도록 키워낸 전혜성씨. 그녀는 자식들에게 항상 덕승재(德勝才), 즉 덕(德)이 재주를 앞서야 한다(Virtues over skills)라고 가르쳤다. 재주가 아무리 뛰어나도 덕이 없으면 그 재주는 세상에 옳게 쓰이지 못할 것이기에 그 어머니의 가르침은 참되었다.

지난 6·4지방선거나 장·차관임명 그리고 7·30보궐선거 등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수도권에서 잘나가는 대학출신이 대다수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한국사회를 병들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세상에는 든 사람도 많고, 난 사람도 많다.

거기에는 못된 사람도 적지 않다. 진정한 된 사람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명문대에서 공부하고 고시(考試)를 했다고 자랑만 할 것이 아니라 참된 사람이 되는 길은 참으로 힘들고 어렵다. 세월호 참사속에 유병언의 최후를 지켜보면서 어쩌면 참된 사람이 더 그리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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