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침을 여는 詩] 키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4.08.17 19: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키스

 

김기택

 

처음 네 입술이 열리고 내 혀가 네 입에 달리는 순간

혀만 남고 내 몸이 다 녹아버리는 순간

내 안에 들어온 혀가 식도를 지나 발가락 끝에 닿는 순간

열 개의 발가락이 한꺼번에 발기하는 순간

눈 달린 촉감이 살갗에 오톨도톨 돋아 오르는 순간

여태껏 내 안에 두고도 몰랐던 살을 처음 발견하는 순간

뜨거움과 질척거림과 스며듦이 나의 전부인 순간

두 몸이 하나의 살갗으로 덮여 있는 순간

두 몸이 하나의 살이 되어 서로 구분되지 않는 순간

네가 나의 심장으로 펄떡펄떡 뛰는 순간

내가 너의 허파로 숨 쉬는 순간

내 배 안에서 네가 발길질을 하는 순간

아직 다 태어나지 못한 내가 조금 더 태어나는 순간

 

시평) 어떠세요? 지금 이 순간 키스하고 싶은 분이 계신가요? 그럼 독자님은 행복한 분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린 자녀의 눈을 가리기에 급급하셨나요? 혹 그러셨다면 오늘은 어린 자녀를 일찍 재워놓고 사랑하는 배우자와 달콤한 키스를 하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연인과 하는 것도 200% 응원합니다. 단, 키스하는 순간에 이 시를 가만히 음미하면서 다시 태어나는 환희를 느끼셔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조용숙/시인)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