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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약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이 주인이고 약은 어디까지나 손님이고 조력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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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9.17 17:1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 대 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아침저녁 창문을 넘어오는 기분 좋은 가을 공기가 상쾌함을 더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한낮의 늦더위로 일교차가 10도 안팍을 나타내고 있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어르신들은 건강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때이기도 하다.

건강한 삶은 인간의 기초적인 욕구이자 보건의료 정책의 최종 목표이기도 하다. 건강함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이 없고 안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한번 잃은 건강은 의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회복될 수는 있겠지만 건강하던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사실이 건강에서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저로 2002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질병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약의 필요성과 가치는 더욱 더 커질 것이다. 건강한 삶의 추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의약품은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약의 정의를 살펴보면 질병의 진단과 완화, 처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물질이라 규정되어 있다.

이는 약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고려하지 않은 사전적 의미의 해석에 불과하다. 약의 가치는 일반적으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 삶의 질 개선, 신약 개발에 따른 경제적 효용, 수명 연장의 경제적 가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질병의 치료와 삶의 질 개선이 건강관리에서 약의 직접적인 역할이라고 한다면 후자들은 부수적 효과로 볼 수 있다.

양귀비의 미성숙 과피에 상처를 내 얻은 천연 물질에서 약효 성분만을 따로 분리해 만든 최초의 현대적 의약품인 모르핀은 마취제 개발을 촉진해 수술의 발달을 가져왔으며, 버드나무 껍질에 들어있는 살리실산 성분을 합성해 만든 아스피린은 의약품 합성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푸른곰팡이에서 발견한 페니실린이 세균 감염을 치료해 처칠을 비롯한 수많은 인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개발은 고개 숙인 남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고, 체중 조절약의 출시는 비만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고 대사증후군 등 질병으로 부터의 탈출을 도와주는 등 이제 의약품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의약품은 적절하게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된다. 의약품 사용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의약품의 대한 대강의 정보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복용하거나 빠른 치료를 위해 의약품을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복용하는 등 의약품의 무분별한 사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복용법에 있어서도 문제점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약은 무조건 식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식사 후에 복용하면 약의 흡수력이 떨어지거나 식전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은 약은 식전에 복용하기도 한다. 고지혈증 약이나 위궤양약 같이 취침 전에 복용해야 하는 약물도 있고, 제산제와 같이 식후 2시간 공복에 복용해야 약효가 최대한 발휘되는 약도 있다.

주변에 약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의약품의 정확한 사용 방법이나 오남용의 폐해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가정에 보관하고 있는 약을 가까운 약국에 가지고 가면 효능 효과와 정확한 용법 용량 보관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약 바로 알기 캠페인을 전국 약국에서 연중 실시하고 있다. 사용 기한이 경과하거나 알 수 없는 약은 약국에서 대신 폐기 해주고 있기도 하다. 정확한 의약품 사용으로 가족 건강도 지키고, 의약품을 함부로 버려 생기는 환경오염도 예방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끝으로 우리 몸이 주인이고 약은 어디까지나 손님이고 조력자일 뿐이다. 약에만 의지하려다가 손님에게 안방을 내주게 되는 수도 있다. 약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게 되면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주인으로 역할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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