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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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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0.29 17:5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묘 선 보육전문가·전 충남육아종합지원센터장

필자는 지방의 한 대학에서 예비보육교사에게 강의를 한다.

지역적인 특성과 함께 예전과는 달라진 학생들의 연령층도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아래로 19세 청년부터 위로는 62세 어르신까지 한 클래스에서 각자의 꿈과 목표를 갖고 열심인 모습을 보면 그동안 지나온 필자의 예전이 생각나 마음이 동요하곤 한다.

예비보육교사들은 막연히 꿈을 쫒지 않는다. 그들이 선택한 지금은 대부분 뚜렷한 이유가 있다. 금방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온 친구들도 있지만, 다른 직장을 갖고 있다가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재입학하거나 혹은 공부할 시기를 놓쳐 늦깎이 대학생이 되기도 하며 집에서 자녀를 양육하다가 좀 더 전문적 지식을 배우기 위해 입학하기도 하는 등 그들이 입학한 이유는 가지각색 다양하다.

그러나 보육교사를 하기 위해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바라보는 보육교사의 이미지는 좋은 편이 아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을 갖고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지만, 사회에서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종종 의심하고 있다.

‘보육교사는 유치원교사보다 못해’, ‘어린이집의 커리큘럼은 유치원보다 떨어져’, ‘어린이집 선생님은 나이가 많아’, ‘학대가 일어나는 곳도 어린이집이야’, ‘급여도 어린이집이 더 적어’, ‘심지어 문제가 발생하는 거 보면 거의 어린이집이야’ 이와 같은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어 현직 교사들은 물론 예비교사들까지 그들이 꿈에 도달하기도 전에 심리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실제로 보육교사가 되는 방법을 보면 루트가 다양하긴 하다. 보육교사를 배출하는 학과도 유치원 교사 배출처럼 유아교육과라고 특정한 하나의 학과를 단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의 구조적인 이유가 교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과나 자격체계관리를 논의하여 보육교사가 더 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부실한 시스템을 갖춰놓고 여전히 그 곳에 있는 사람까지 부실하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커리큘럼 또한 누리과정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아직도 모른다면 관심을 갖기 바란다.

또한 유치원보다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영유아들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연령이 다르다. 유치원은 만3-5세의 연령이 대상이지만 어린이집은 만0-5세로 연령층이 더 넓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에듀케어하는 교사의 연령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양육 경험을 갖고 있는 교사가 담임을 할 경우 아이가 더 애착을 느끼며 안정을 찾고 부모가 더 안심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양육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매우 좋은 예다.

그러니 이와 같이 떠도는 소문은 믿을게 못된다. 게다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수를 보더라도 전국적으로 1:6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 어린이집이 월등히 많다. 이용하는 원아수도 많고, 기관을 이용하는 시간도 훨씬 길다. 단편적인 수치만을 갖고 어린이집과 보육교사를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뉴스에 어린이집관련 기사가 뜨면 전국의 어린이집은 며칠간 초긴장이다. 없던 감사도 갑자기 생긴다.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고 있고, 현장에서는 어느 하나의 실수가 전체의 실수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반복되면 선생님들은 더 이상 일하고 싶지가 않다.

심지어 예비보육 교사조차도 그들의 꿈을 의심하니까 말이다. 뭐든 원사이드는 없다. 일방적인 잣대 일방적인 소통방식은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로 열심히 일하는 보육교사가 더 많고 사명감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보육교사를 선택한 교사가 더 많다.

보육교사와 어린이집현장에서도 융통성을 발휘하며 자유스러운 분위기 따뜻한 분위기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조금 따뜻한 시선과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바꿔야 하는 구조는 서둘러 바꿔주고, 잘하는 것은 박수쳐 주고 못하는 것은 빨리 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사회에서 바라보는 보육교사에 대한 시선이 열심히 하는 예비교사와 현직교사의 열정을 꺾어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사회적 시선은 사람을 바꾸는 가장 큰 에너지가 된다. 오늘도 학교에서 또 현장에서 보육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보육교사로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들의 노고와 땀방울에 박수를 보낸다.

김 묘 선 보육전문가·전 충남육아종합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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