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벌어진 ‘만취 수술’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만취 수술은 자칫 환자의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살인 행위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만취 수술에 못잖은 행위가 도로위에서 버젓이 저질러지고 있다.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은 만취 수술과 다를 게 없는 예비 살인 행위다. 자신은 물론 불특정 다수를 죽음으로 내모는 ‘고의 살인’이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동승자와 다른 차량에 탄 사람들, 심지어 보행자들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자신의 가정과 남의 가정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줄어들기는커녕 느는 추세다. 대전만해도 작년 한 해 음주운전 사고는 917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1657명이 다쳤다. 올 들어서도 하루 평균 17명이 음주운전으로 단속되고 있다.
술을 입이 대면 절대로 핸들을 잡지 않는다는 사회적 인식이 커가고 있음에도 음주운전이 줄지 않는 것은 “한두 잔인데 괜찮겠지”하는 불감증 때문이다. “조금 마셨는데” “집이 가까운데” 라는 핑계로 운전대를 잡고, “안 걸리면 그만”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음주사고의 상당수가 집 근처에서 발생한다는 통계는 안이한 생각과 방심이 음주운전의 원인임을 보여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얻은 정보로 단속을 피해가기도 한다. 하지만 술에는 이길 장사가 없고, 설마에는 예외가 없다.
대전경찰을 비롯해 충남경찰, 충북경찰이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 망년회니 송년모임이니 해서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이기 때문이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핸들을 잡는 숙취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새벽에도 단속을 벌인다. 경찰의 단속과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신과 남을 위해 술을 입에 댔다면 무모하게 핸들을 잡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다져야 하겠다. 술 취한 차량에 내 가족이 다칠 수 있다는 현실을 생각해보라. 정 술을 마셔야 할 상황이라면 차를 놓고 가는 게 모두를 위한 지혜다.
가족이나 동료 등 주변에서도 강하게 말려야 한다. 술에 취해 음주운전을 하려 하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차량 열쇠라도 빼앗아야 한다. 가족의 행복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술 취한 자가운전자들을 위한 대리운전 영업도 발달해 있지 않은가. 옆자리에 동승해서도 안 된다. 음주운전은 꿈조차 꿀 수 없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술 취한 차량은 더는 도로를 달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