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통합청사를 짓는 대신 새 청사 건립 예정지 내 건물들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건물을 쓰면 6곳에 흩어져 있는 공무원들을 내년 하반기라도 모을 수 있을 것 같아 효율성 검토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구체적으로 매입 대상인 청주병원, 청석빌딩, 농협충북지역본부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본청 사무실로 쓸 수 있는지, 리모델링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등 효율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리모델링에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면 국비확보 등 재정상황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건물을 본청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재정 문제와 관련, “새 청사 건립에 2천억원 이상이 묶이는데 리모델링해 활용하면 다른 급한 문제, 즉 지역 성장동력 사업 등에 예산을 먼저 투입할 수 있고, 여유가 생기면 나중에 청사를 새로 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일단 건물 매입 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청사 신축 사업이 갑자기 기존 건물 리모델링 사업으로의 전환이 검토되는 이유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충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30일 '2015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 명예조직위원장 위촉장을 받기 위해 청주시청을 방문했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장관은 “많은 사람이 당선되면 시청부터 크게, 권위적으로 짓는데 그것은 식민지 도시 형태”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었다.
그는 호화 청사 논란을 빚은 다른 지방자치단체 사례를 소개하면서 '보존'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 시청사 주변 건물을 매입해 철거한 뒤 신축하는 데는 2300억여원이 들지만 주변 건물을 리모델링해 활용하면 사업비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청주/신민하기자 hkbsch@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