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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하정우 두 하씨 배우의 허씨 얘기, ‘허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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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1.13 17: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오늘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3분.

강냉이를 파는 마을 처녀 ‘허옥란’(하지원)의 모습에 첫눈에 반한 ‘허삼관’(하정우)은 옥란에게 장가를 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옥란에게는 만나는 남자 ‘하소용’이 있다.

일단 피를 팔아 결혼 자금을 마련한 허삼관은 옥란에게 대뜸 만두와 냉면, 불고기를 사주면서 “저한테 언제 시집오실 거예요?”라고 들이대고, 옥란의 아버지를 찾아가 ‘같은 허씨니까 대를 이을 수 있다’, ‘데릴사위를 하겠다’는 둥 초면에 뻔뻔한 소리를 늘어놓으며 결국 결혼 허락을 받아낸다.

그리고 11년 뒤. 자신을 닮아 의젓한 ‘일락’과 옥란을 닮아 꼼꼼한 ‘이락’, 철없는 막내 ‘삼락’ 등 아들 셋을 낳아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허삼관의 귀에 첫째 일락이가 하소용을 닮아간다는 마을 사람들의 얘기가 들려온다.

중국 베스트셀러 작가 위화(余華)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한 영화 ‘허삼관’은 허삼관이 11년간 남의 자식을 키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 작품이다. 하정우·하지원, (예명이) ‘하씨’인 두 배우가 허씨 부부를 연기한다.

혈액형 검사로 그동안 살뜰하게 챙겨온 아들 일락이 하소용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된 허삼관은 일락에게 “우리 둘만 있을 때는 아저씨라고 불러”라며 대놓고 남의 자식 취급을 한다. 거기다 옥란에게 걸핏하면 성질을 내고 툭 하면 누워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며 얄미운 짓만 골라 한다.

비행기 안에서 벌어진 소동을 유쾌하게 풀어낸 ‘롤러코스터’(2013)로 성공적으로 감독에 데뷔한 하정우는 첫 상업영화 연출작인 ‘허삼관’에서도 특유의 재치와 입담을 선보이며 꽤 괜찮은 가족 영화 한 편을 완성했다.

‘롤러코스터’ 때와는 달리 감독뿐 아니라 주연도 맡은 ‘만능 재주꾼’ 하정우는 너무나도 얄밉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뒤끝 작렬’의 모습에서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피를 파는 모습까지 오롯이 허삼관으로 분했다.

워낙 가난해 돈을 구하려면 피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이전 영화에서처럼 하정우의 ‘먹방’을 볼 수는 없지만 잠자리에서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위해 고기왕만두를 ‘만들어’ 주는 모습이 ‘먹방’의 아쉬움을 달랜다.

충무로의 대표 여배우 하지원이 본격적인 엄마 연기에 처음 도전해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장광·주진모·성동일·김성균·조진웅·정만식 등 내로라하는 탄탄한 조연들의 감초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영화는 상당 부분을 허삼관이 ‘남의 피’인 아들 일락이를 온전히 아들로 받아들이기 이전의 모습을 그리는 데 할애한다.

이 과정에서 위트가 넘쳐나지만 정작 허삼관의 부정(父情)을 강조한 영화 후반에 일락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며 피를 파는 허삼관의 안쓰러운 모습을 그리면서도 막판까지 해학을 잃지 않던 원작의 매력이 빠진 점이 다소 아쉽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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