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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우리아이 어린이집 적응 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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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11 18:2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묘 선 혜천대 사회복지학부 겸임교수

“요즘 날씨 정말 적응이 안돼~”

“새로 이사온 집은 병원이 너무 멀어서 불편해!”

“새직장에 다닌 지 한달인데 아직도 정신이 없어. 이제 슬슬 적응되는 것도 같고….”(직장인의 대화 中)

위의 대화는 어른들의 대화중 일부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모든 상황속에서 적응을 하고 있다. 지구상에는 적응을 잘 하는 것만 살아 있었던 것도 같다. 진화라는 포지션을 갖고 말이다. 적응이란 것은 비단 어른뿐 아니라 영유아기에 있는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3월이 되면 전국 4만3천여개의 어린이집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울음이 터져나온다. 왜냐하면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적응을 시작한 아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기 때문이다. ‘울음’이란 ‘하고 싶은 말’이고 ‘발버둥’이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말로 할 수 없어 울음을 터트린다. 혹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했는데,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면 역시 울음을 터트린다. 그나마 엄마아빠와 애착형성이 잘 된 아이의 경우에는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 작게 울던 크게 울던 짧게 울던 오래 울던 그런 울음소리는 선생님들에게 더 이상 새로운 풍경이 아니다.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린 지금 이 순간부터 적응이 시작되고 선생님들도 빨리 적응을 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은 오전7시30분부터 오후7시30분까지 운영된다. 어린이집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크게 등원→자유놀이→오전간식→자유놀이→점심→낮잠→오후간식→자유놀이→하원으로 볼 수 있으며, 부모는 하루 중 맡기고 싶은 시간을 선택해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 처음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는 아이의 경우에는 ‘신입원아적응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된다. 이때 아이에 대한 부모의 정보는 굉장히 중요하다. 부모의 상황을 고려하여 맞벌이 인지 외벌이인지 혹은 돌봐 줄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있으신지 도우미가 양육하는지에 따라 개별적인 맞춤형 적응프로그램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친숙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에는 뚝딱뚝딱 잘하던 것도 낯선환경과 마주하면 실수를 하게 되고, 양육자가 곁에 안 보이는 것만으로도 상실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며 놀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처음 적응을 할 때 주로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으로 울음이며 대소변 못가리기, 자다가 깨서 울기, 자다가 깜짝깜짝 놀라기, 어린이집가방 쓰레기통에 버리기, 친구깨물기, 친구때리기, 소리지르기 등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이런 행동을 보고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워한다. 이런 행동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적응을 하느라 애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임을 알고 보다 더 관심 있는 태도와 행동으로 자녀에게 지원해 주어야 한다. 물론,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적응을 빨리 하기도 하고 어떤 전조현상 없이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있지만, 교사나 부모가 눈치 채지 못할 뿐이지 이런 아이들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다. 어른이나 아이나 적응이란 것은 발달과업이고 살아가기 위한 필연이다.

오늘부터 우리아이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잘 적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 찾는 것이 어렵다면 혼자가 아닌 부부, 담임교사, 전문가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은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시원하게 Q & A

Q1. 아침에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려고 어린이집가방을 정리하거나 원복을 입히면 울기 시작해서 어린이집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아요. 아이의 정서를 생각해서 어린이 집을 보내면 안 되는 걸까요?

→ A. 세상에 제일 편하고 안락하게 엄마아빠 품에 지내다가 어린이집으로 공간이 바뀌다보면 주양육자가 보이지 않음으로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울음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기 때문에 어린이집과 관련된 물건만 보면 이런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울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준다고 생각하고 반복적으로 울음을 보일 수 있으나 교사와 적절한 적응시간을 조절하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 과정에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하지 않게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해 주셔야 적응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Q2. 기저귀를 떼고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소변을 지리고 바지에 그냥 싸고 그래요.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은 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A. 어린이집에 적응한다는 것은 새로운 교실과 선생님 그리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하루를 규칙적으로 패턴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이렇게 생활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이런 상황은 아이를 긴장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들어 건강한 아이가 일시적으로 아프기도 하며 조절능력에 혼란이 생기며 잘 가리던 대소변에 빈번한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절대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실수를 자연스럽게 인정해주며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자녀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해주고 지지해 주어야 한다.

김 묘 선 혜천대 사회복지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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