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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정글 사회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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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29 19:2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좌절과 실패 그리고 뒤이은 불행의 위기가 점차 다가 오고있을때 사람은 다음과 같이 세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째, 위기가 오는지 전혀 감지하고 못하고 그냥 지나간다. 둘째, 위기의 징조를 예상했으나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해결하고 상황을 서둘러 덮고 지나간다. 셋째, 위기의 기저에 내포된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하여 위기의 뿌리를 제거한다.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이다. 국가적 위기인건 회사의 위기이건 개인의 위기이든 대응방식은 이 세 가지의 범주안에 있다. 위기가 드러나지 않도록 막을수 있거나 위기를 막지 못하더라도 이에 따른 피해를 감소시키거나 아니면 위기를 만나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 채 하릴없이 위기의 거센 폭풍 한가운데에서 온몸으로 맞설 수 밖에 없다.

장황하게 위기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얼마전에 발표된 몇 가지 한국 사회의 위기를 예고하는 통계 때문이다. 첫 번째로 한국사회의 중간나이 통계발표를 살펴보자. 인구를 연령별로 세워놓고 정 가운데에 선 사람이 몇 살인지를 보면 우리 사회의 중간 나이를 알 수 있는데 1980년엔 한국사회의 중간나이는 22살이었고, 올해는 41살, 2040년엔 53살이 중간나이라고 한다. 또 다른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46만 명으로 예상되는 신생아수가 점점 줄어서 2040년엔 32만 명이 된다. 또한 전체 인구는 2031년부터 줄어들어 2040년엔 5109만 명이 되는데 나이별로 보면 14살 이하 어린이는 11%밖에 안 되고, 65세 이상 노인이 32%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일하는 사람 즉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은 1995년에 8명에서 지난해에는 17명으로 늘었고, 2040년엔 57명으로 예상된다. 쉽게 말하면 일하는 사람 2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존립자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도 있는 고령화 사회의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은 거의 핵폭탄급이지만, 그간 정부의 대책은 과거의 접근법을 답습하며 단편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단순히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보육을 무상으로 한다고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접어야 한다. 출산율의 증가는 출산을 장려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야 이뤄지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불신,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생각된다. 시각이 다를 수 있으나 현재 한국사회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무너진 정글과도 같은 사회이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약육 강식의 정글에 가까운 사회로 현재 자신도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생존에 급급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데 출산이 늘어날 수 없다.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접근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한 가지 예로 사교육 부담이 없는 교육 체계와 청년실업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노동시장의 체질 개선을 통해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노년부양비의 문제도 단순히 숫자로 접근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노력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 사실 60세 언저리 정년이라는 개념은 20세기 초 산업화 시대의 낡은 산물이다. 기대수명이 약 50세일 때의 기준인 것이다. 그 기준을 기대수명이 80세가 넘는 현 시대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해법을 찾을 수가 없다. 노년기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또한 현재와 같이 50%대의 여성경제활동률 수준으로는 고령화 사회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해결할 수 없다. 여성의 경제참가율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 낮은 여성 일자리를 만드는 차원의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안 된다.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차별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한 가지 실례를 언급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20세기 초 뉴욕시에는 약 20만 마리의 말이 교통수단으로 사용됐다. 이 말들이 ‘생산’하는 분비물은 하루에 약 2300t이나 돼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뉴욕시당국이나 국가차원에서 묘수를 못 찾고 있었다.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말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동차의 개발이라는 기술 혁신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과거 방식의 접근으로는 도저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던 사회 문제를 새로운 패러다임의 개발을 통해 해결한 하나의 사례다. 모두의 위기의식이 절실한 때이며 중지를 모아 살고 싶고 물려주고 싶은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야할 이유를 위기에서 찾아야 할 때이다.

이 용 화 이용화 플란트 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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