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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4월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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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4.09 19:2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 희 석 편집국 부국장
4월이 잔인한 달이라는 징크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당장 재보궐선거 악몽이 나타난다. 새누리당의 걱정이라는데 집권여당이라는 점에서 이 변수가 걱정되는 모양이다. 4월 16일 지난해 이맘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1주년이 되는 시기가 4월이다보니 혹여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우려한 때문이란다.그래서인지 실업율도 걱정이고 나라살림도 곳곳에서 우려가 커진다. 당장 실업률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구직자들에 지급하는 구직급여의 월 지급규모가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다.
 
고용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구직자 수가 늘었고,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청년실업률도 위기상황이라고 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격차가 빈부격차보다 심화되고 있다고도 한다. 이런 상황에는 노사정위가 밤샘하며 합의점을 찾는다는 소식만 봐도 심각성의 정도를 알고도 남을 것 같다.
 
지난 달 구직급여로 지급된 금액은 409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가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이 4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직급여는 실직에서 구직의 과정에 있는 신청대상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돈이다. 이런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12월 2975억원에서 올해 1월 3652억원으로 급증했다. 2월 들어 344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이는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의 불안감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급여지급액수가 늘어난 것도 한몫 하고 있다.구직급여 지급 상한액은 지난해 일 4만원에서 올해 4만3000원으로 오르고 하한액도 3만7512원에서 4만176원으로 상향 조정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 구직급여 지급 하한액은 최저임금에 연동된다. 지난 달 구직급여 지급자 수는 모두 42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8.7%가 늘었고, 신규 신청자 수도 10만5000명으로 6.1% 상승했다. 이렇게 근로자들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해 지난 아홉달동안이나 논의중이지만 합의기한도 지키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오늘 새벽 6시 아침뉴스에는 “노사정 대표들은 오늘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헤어졌습니다. 실무급 8인 연석회의 역시, 강경한 기조의 노동계에 이어 재계조차 정부의 중재안에 반발해 결국 새벽녘에 결렬됐습니다.  노동계가 해고요건 완화 등 5개 항에 대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천명하자, 재계도 이에 맞서 합의 기조로 흘러가던 통상임금 문제까지 꺼내면서 협상이 재차 꼬이고 만 것입니다. 극적인 합의도출을 위해 기대했던 협상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면서, 당초 3월로 잡아놓은 ‘노사정 대타협’은 결국 합의 시한을 지키지 못하게 됐습니다”라는 우울한 소식이 아침을 열었다. 
 
더욱이 이달 16일은 수백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며 국민들까지 패닉으로 몰았던 세월호사고가 터진 1주년이 되는 시기다. 그 날의 악몽은 살아가고 있고 또 살아 갈 우리 국민들 가슴에 충격과 함께 엄청난 고통을 함께 몰아왔던 사고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얼마나 진전됐는지 그리고 그 결과 우리사회의 변화는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아직도 국민들 가슴은 해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하여 이제 그 충격으로부터 이기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라도 필요해 보인다. 그 사이 우리 정부는 정부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두고도 총리를 새로 선출하지 못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그리고 긴 고통과 인내를 요하는 숙제만 산더미처럼 쌓이게 됐다. 
 
이제 유족들은 말한다. 지금이라도 진정성있는 삶의 자세로 살아가기를 정부에 바라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의 고통속에 이제는 국민들을 몰아넣지 말라고 하고 있다. 그러니 분명 4월은 잔인한 달이 맞다. 다만 이런 고통이 다시 반복되지 않는 사회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이렇게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 이 말이 곧 남의 말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가 현실의 암울함을 국민 모두가 고스란히 몸으로 느낀 때문이다.
 
국민들은 그러나 더 잔인한 뉴스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한 켠에 '박근혜 정부의 3기 정책운용 실패'라는 말이 들려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봄의 기운이 돋는 이 시기에 삭풍이 더 이상 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박 희 석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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