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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아, 당진! 아, 충남도지사!

김석붕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 홍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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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5.11 19:0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안 지사는 당진시민의 세 차례의 규탄대회는 물론,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당진시민의 천막 단식 현장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다”

 

당진이 뜨겁다. 요즘 당진에서는 삭발한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시의회 의장, 국회의원은 물론 일반시민까지 삭발한 사람이 적지 않다. 무슨 연유일까? 행정자치부 소관의 지방자치단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4월 13일 평택시에서 관할권 분쟁을 일으킨 평택항 서부두 매립지를 분할하여 28만2760㎡를 당진시 관할구역으로 하고, 나머지 67만9590㎡를 평택시 관할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평택시 관할로 조정된 땅 중 원래 평택땅인 3만1802㎡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인 64만8000여㎡는 원래 당진시와 충청남도 땅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넓은 충청남도와 당진땅을 평택시에 빼앗겨 버린 것이다. 2004년 헌법재판소가 해상경계선을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경계로 인정하여 당진땅으로 결정했던 곳이다. 평택항 매립지는 현재 제방공사가 진행 중에 있어 20여만평에 불과하지만 향후 매립이 완료될 경우 350여만평에 이르는 엄청나게 넓은 땅이다. 이 땅의 주인이 당진시에서 평택시로 바뀐 것이다. 이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 당진시민과 아산시민은 행정자치부와 세종시에서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를 위한 시위와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러한 노력이 헛수고가 되자 5000여명의 당진시민은 규탄대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삭발과 혈서로 당진땅과 충남도계 수호를 결의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당진시민들은 버스터미널 광장에 천막을 쳐놓고 릴레이 단식투쟁을 한 달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더불어 평택시는 해상경계선인 충청남도와 경기도의 도계도 변경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평택시의 주장대로 해상경계선이 결정될 경우 당진시와 충청남도는 아산만 해역의 2/3를 잃을 뿐만 아니라 당진땅으로 남아있는 9만여 평 마저도 빼앗기게 된다.

지금 당진시민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있다. 미리 대처하지도 못했고 안일한 대응으로 눈뜨고 땅을 빼앗긴 행정당국과 정치권에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이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이 땅을 되찾아오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 본 이용호 충남도의원은 작년 11월 3일 충청남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충청남도와 당진시의 대응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만을 믿고 원론적인 수사만 내놓는 데 그쳤다. 안희정 도지사는 2014년 12월 29일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 결정 관련 정책조정회의’에서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사실상 종식된 사항”이라며 “다시 관할권 분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제4조의 위헌제청 등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방어책을 내놓지 않았다.

당진시민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바로 안희정 도지사의 이후 언행이다. 당진시민의 규탄대회를 앞두고 당진시 의장과 도의원에게 평택시민을 너무 자극하지 말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충청남도 도지사로서의 직분을 잊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다. 화난 당진시민에게 희망을 주고 대응방안을 찾아 주어야 하는 도지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언사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당진 시의원들의 면담요청을 거부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17만 당진시민은 안중에 없고 54만 평택시민을 걱정하는 충남도지사란 말인가? 대권을 달려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해 못할 일은 아니지만 이는 17만 당진시민과 230만 충남도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한 일은 행정자치부의 결정공문을 5월 4일에 접수하고도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 이에 당진시민대책위는 즉시 항의의 기자회견을 요구하였으나 일정조정을 핑계로 7일에야 이루어졌다. 언론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국가 간 영토전쟁처럼 싸우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 안지사는 공교롭게도 5월 6일에 화성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이 잡혀있었다. 이 특강에서 그는 “충청남도와 화성시는 서해라는 바다를 마주보고 있어 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뢰받는 정치, 사랑받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아픔을 우선 먼저 돌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먼 산을 바라보다가 바로 앞 웅덩이에 빠지게 된다. 안희정 도지사는 당진시민의 세 차례의 규탄대회는 물론,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당진시민의 천막 단식 현장에는 한 번도 온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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