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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진정한 휴식 - 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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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7.09 17: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등 모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아태장신대 총장
현대인은 너무 바쁘다. 우리는 매일 아침 수십, 아니 어쩜 수백 통의 이메일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마다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정보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이리저리 여러 포털사이트들을 검색해야만 한다. 동시에 전화기는 쉬지 않고 울려댄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더 높은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된 컴퓨터를 원하고, 훨씬 더 빠르고 성능 좋은 핸드폰에 집착한다. 우리의 삶은 항상 온라인 상태여야 하고, 언제든 즉시 접속하여 모든 일 처리가 가능해야만 안심이 된다. 그렇지 못하면 좌불안석이 된다.  
 
얼마 전 한 기사에 한국인 근로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시간 30분이라고 했다. 연간 근로시간은 OECD 통계에 잡히기 시작한 2000년부터 8년 동안은 34개 회원국 중에 부동의 1위, 2008년 이후 부터는 줄곧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히 휴식 시간은 회원국 중 최하위에 속하며, 어린이와 청소년 역시 휴식 시간이 모자라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은 세계 1위인 반면에 행복지수는 최하위에 가깝고, 그나마 해가 지날수록 더 낮은 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한민국은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의 정확한 의미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작가 울리피 슈나벨은 그의 저서 『행복 중심의 휴식』에서 ‘사람들은 휴식에 대해서 크게 3가지의 오해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시간이 없어서 쉬지 못한다는 오해이다. 둘째, 휴식은 일상으로부터 탈출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오해이다. 셋째, 휴식은 완벽하게 환상적이어야 한다는 오해이다. 그러나 휴식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 충분한 시간, 쓸 돈 등 조건이 완벽하게 충족된 환경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휴식이란 밀도 있는 한가로운 순간을 의미한다.
 
그러니 소음 속에서도 일터에서도, 돈을 쓰지 않아도 한가로이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휴식을 즐기는 것이다. 진정한 휴식이야 말로 우리 자신과 깊은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내면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휴식은 성경에서 그 기원을 찾아 볼 수 있다. 
 
성경에서는 이러한 휴식을 안식(安息)으로 표현한다. 안식은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쉬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천지창조 후 안식하신 하나님의 안식에 그 기원을 두는데, 하나님은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마지막 7일째 안식하셨다.(창 2:2, 히 4:4) 인간이 누리는 모든 안식은 하나님의 안식에 참여함으로써 가능하다. 따라서 인간은 언제나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해서 안식을 누리며, 오직 이 안식을 통해서만 영적인 평안과 육체적인 휴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은 우리에게 있어서 거룩한 의무이자 동시에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휴식은 필요하다. 휴식은 시간 낭비도 게으름도 나태함도 아니다. 음식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이 우리에게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그것도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 진정한 휴식은 생물학적으로 필수적인 회복의 과정이며, 우리 몸이 재생하고 생존하는데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살아있는 존재이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슈나벨의 조언을 귀담아 듣자.  
 
첫째,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지배권을 갖는 것이야말로 끊임없는 압박감을 피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둘째, 때로는 멈추어 서서 순간의 행복을 즐겨라. 끝없이 욕심의 꽁무니를 쫓지 말아라. 현명한 포기는 지금이라는 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좋은 길이다. 셋째, 행복이란 절제 안에 있음을 기억해라. 우리는 더 큰 집, 좋은 차, 화려한 여행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실은 그 반대이다. 덜 누리는 것이 더 많은 행복을 준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영적인 휴식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참여하여라.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휴식이다. 
 
영적인 휴식은 생명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 휴식이다. 그러므로 영적인 휴식은 다른 어떤 휴식이 줄 수 없는 평안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관계에도 심오한 영향을 끼친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피곤하고 지쳤느냐? 나에게 오너라. 나와 함께 길을 나서면 너희 삶은 회복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제대로 쉬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나와 함께 걷고 나와 함께 일하여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 잘 보아라. 자연스런 은혜의 리듬을 배워라. 나는 너희에게 무겁거나 맞지 않는 짐을 지우지 않는다. 나와 함께 있으면 자유롭고 가볍게 사는 법을 배울 것이다.”(마 11:28-30. 메시지 성경) 
 
몸도 마음도, 그리고 영혼도 진정한 휴식을 얻는 7월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 등 모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아태장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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