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을 사수하겠다고 선언을 하고 몰래 피난을 가면서 한강철교를 폭파시킨 일은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의 공과 중에서도 가장 큰 과오로 지금까지 여겨지고 있다.
오시덕 공주시장이 남북이 극도로 대치하고 있고, 언제 전쟁이 발발할지 모르는 준 전시상황에서도 이틀간이나 유유히 휴가를 다녀와 공분을 사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게다가 공무원 전원이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까지 나 몰라라 자리를 비운 현실이 참담하다.
20일 오후 북한의 고사포탄이 발사된 이후 북한은 48시간 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데드라인이 22일 17시였다.
이미 국내에는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고 긴급 국가안보회의 상임위가 개최되며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오 시장은 21일 금요일 일과 이후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급기야 24일과 25일 자리를 비우고 예정된 휴가를 떠났고, 상황이 종료되어서야 다시 자리에 돌아왔다.
물론 시장도 휴가는 다녀올 수 있다.
이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야할 때가 있고, 불가피하게 미뤄야 할 때도 분명히 있다.
또 지금은 분명 그럴 시점이기도 했다.
현역군인에게 전역은 영원한 휴가다.
전역을 맞은 그런 현역 군인들까지 국가를 위해 전선을 사수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박수를 받는 같은 시간에 공주시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한 행동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군 생활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20대의 젊은 청년들만도 못한 일을 했다.‘결국 별 일 없지 않았느냐’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반대로 큰 일이라도 있었으면 어쩔 뻔 했나? 공주시민들의 생명은 32사단장이 지켜주는 게 아니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지금이라도 시민들을 담보로 떠난 국가위기상황의 행정공백에 대해 사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