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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국어순화를 통한 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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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10.04 16: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형 태 한남대학교 총장

애국은 국토 사랑과 국민 존중 그리고 국어 사랑과 국법준수 등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쓸고 닦을 순 없더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땅과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지 않으면 된다. 가톨릭 교회 대전 교구장인 유흥식 주교는 “하나님은 100% 용서하시고 인간은 50% 용서하는데, 자연은 100% 용서하지 않는다”고 알려주었다. 자연은 더불어 살아갈 파트너이지 정복대상이 아니다. 자연을 핍박하면 반드시 보복한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부터 각종 세제사용 등 공기와 물에 대해 우리가 몹쓸 짓을 많이 해왔다. 회개해야 할 일이다.

그다음 노력할 것이 국어 사랑이다. 세계에서 12번째로 사용인구가 많은 한글은 최근 컴퓨터 인쇄를 통해 그 효율성이 더욱 빛나고 있으며, UNESCO에서 인정한 과학적 언어이고 창제자가 확실한 언어이다. 특히 그 구성면에서 볼 때 모음(홀소리)은 천(天)·지(地)·인(人)을 상징해 세로 긋기, 가로 긋기와 점으로 구성됐고, 자음(닿소리)은 우리 입과 치아 및 목구멍의 발성 기관을 본떠서 만든 언어다. 가장 적은 글자 수로 전 세계 모든 언어의 소리를 표기할 수 있어 그 가치가 점점 더 빛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어사용을 보면 고치거나 보완해야 할 요인들이 적지않게 있다. 특히 청소년 세대에서 순수한 우리말을 갈고 닦아 민족의 얼을 선명하게 이어가야 하는데, 일본어와 영어 등 외국어들이 혼용되어 있고 또 스마트폰을 통한 단문의 문자메시지 교환에선 지나치게 축약된 언어가 무질서하게 사용되고 있어 우리나라 사람끼리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초·중·고교에서 우리나라 말과 글을 좀 더 올바르게 가르치고 사용하여 국어를 통한 애국 운동을 펼쳐야겠다.

한 예로 국방부에서는 지난 몇 년간 병영에서 쓰이는 일본어 잔재를 없애거나 개정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국방부 조사 결과 군내 용어의 문제점으로서 “외국어나 약어(略語)로 돼 있어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22.7%)와 “어려운 한자어로 돼 있어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19%)가 대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병영 내 일본식 표현은 ‘일본어’, ‘일본식 외래어’, ‘일본식 한자어’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몇 가지 실 예를 들어보겠다. 일본어와 우리 말의 비교를 통해 우리들도 바꾸어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라시(고루 펴기), 뼁끼(게으름), 쿠사리(면박/핀잔), 단도리(마무리/단속), 가라(가짜/헛-), 간지(느낌/멋), 겐세이(방해/견제), 구루마(수레/달구지/자동차), 삐까뻔쩍하다(번쩍번쩍하다), 삑사리(헛치기), 가오(체면), 관물대(사물함), 붐빠이(나눔/분배), 쇼부(흥정/결판), 엥꼬(떨어짐/바닥남), 시마이(끝/끝냄/마감), 구보(달리기/뜀 걸음), 내무반(생활관), 잔반(남은 밥/음식 찌꺼기), 만땅(가득), 노가다(작업), 쿠세(요령), 앗사리(깨끗이/아예), 꼬봉(부하), 나와바리(구역/관할권), 신삥(신참), 무대뽀(막무가내), 시다(보조원), 쓰메키리(손톱깎이), 오야붕(우두머리/두목/책임자), 잇빠이(가득/한껏/많이), 찐빠(꾸중/야단), 공구리(양회 반죽/콘크리트), 당까(들것), 뽀록나다(들통 나다), 와꾸(틀), 계원(담당자/행정병), 고참(선임), 마대(자루), 루기(이름표), 마이가리(진급 전 상위 계급장을 미리 다는 것), 오함마(큰 망치), 모도시(핸들 제자리), 호루(치 덮개), 빠루(쇠막대), 반합(도시락), 요대(허리띠), 모포(담요), 도수체조(맨손체조) 등이 병영 내 일본어 잔재들이다. 영어를 배울 땐 정관사 ‘the’를 잘못 쓰거나 전치사(in, on, into 등) 하나를 잘못 써도 큰일 날 것으로 알면서, 정작 모국어인 우리말(한글) 사용에 있어선 이렇게 무례할 수가 있을까 싶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말에 대응어가 없는 ‘taxi’나 ‘재봉틀’(장검 장검 틀) 같은 것은 할 수 없겠지만, 우리 말의 단어가 있는데도 영어나 일어로 쓰는 것은 고쳐나가야 되겠다.

그 외 일본식 외래어도 적잖게 있다. 예를 들면 난닝구(running shirts), 다스(dozen/打, 묶음, 단), 돈가스(豚 pork-cutlet/돼지고기 튀김), 레미콘(ready-mixed-concret/양회 반죽), 레자(leather/인조가죽), 맘모스(mammoth/대형, 매머드), 메리야쓰(madias/스페인어로 속옷), 미싱(sewing machine/재봉틀), 백미러(rear-view-mirror/뒷거울), 빵꾸(punchure/구멍, 망치다), 뼁끼(pek/네덜란드어로 칠, 페인트), 사라다(salad/샐러드), 스텐(stainless/녹막이), 엑기스(extract/농축액, 진액), 오바(over coat/외투) 등이다.
김 형 태 한남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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