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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춘곤증 극복, ‘봄나물 섭취’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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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3.14 13: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미 리 유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충남대교수

양지바른 곳에는 겨우내 추위를 견뎌낸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따스한 햇살을 쬐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신체는 나른하고 피로하며, 입맛까지 없어지는 것은 왜일까? 춘곤증 때문이다.

일조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근육이 이완되어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수면부족, 활동량 증가 및 영양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춘곤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을 통한 신체 리듬 유지, 충분한 수면, 유산소 운동,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봄철에는 비타민 B, C, 칼슘, 철분 등 무기질,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는 콩, 현미, 보리 등의 잡곡에 많이 들어있고 비타민 C는 냉이, 달래, 쑥, 미나리, 도라지 등의 봄나물과 딸기 등에 많이 들어있다. 춘곤증을 극복하는 음식 섭취로 몸의 활력을 되찾기를 바라며 몇 가지 음식을 제안해 본다.

춘곤증에는 봄나물이다.

예로부터 봄에 처음 나오는 새싹채소와 마늘, 달래, 무릇, 굵은 파, 실파 등 봄나물 5가지를 ‘입춘채반’이라 하여 궁중에 진상하였다.

봄나물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무기질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겨우내 산성화된 체액을 중화시키고, 신체의 리듬을 일깨우며, 에너지 대사를 원활히 하여 피로 회복에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정장작용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고 풋풋한 향기가 입맛을 돋우어준다.

냉이는 콜린이 풍부하여 간의 기능을 원활히 하여 피로회복에 좋고,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눈을 밝게 해 봄철 황사에 지치기 쉬운 눈에 좋다. 달래는 비타민 C가 풍부하여 부신의 기능을 원활히 하여 스트레스, 피부미용에 좋고 알리신 성분이 피로회복, 신경안정으로 한방에서는 수채엽이라 하여 불면증 치료에 이용되어왔다. 쑥은 독특한 향기인 시네올 성분과 쌉싸름한 맛은 식욕을 돋우며 몸을 활기차게 해준다. 두릅은 봄나물의 귀족이라 불리는 고급나물로 단백질과 사포닌,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여 스트레스, 신경쇠약에 좋다.

입맛을 잃고 나른할 때 쓴맛을 내는 봄나물은 입맛이 돌게 해준다.

씀바귀는 봄철 식욕을 증진시키는 나물이다. 아이들은 써서 질색하는 쓴나물을 선조들은 즐겨먹고 입맛을 되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식욕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과 렙틴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음식에서 쓴 맛을 내는 성분이 위 속에 있는 쓴맛 수용체에 결합하면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맛수용체는 맛을 보는 혀에 주로 분포되어 있지만 위나 장에도 존재하기에 가능하다.

새싹채소는 항산화, 항암등 생리활성기능을 높여준다.

새싹채소는 씨앗에서 싹 나와  잎이 1〜3개 달린 어린 채소이다. 성숙한 채소에 비해 비타민, 항산화, 항암효과를 지닌 파이토케미컬도 더 많이 들어 있다. 브로콜리싹은 강력한 암예방 효과를 나타내는 설포라판이 성숙한 브로콜리에 비해 많게는 50배정도 들어 있다고 1994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밝힌바 있다. 항산화 비타민인 베타카로틴, 비타민 C도 풍부하다. 메밀싹에는 메밀보다 루틴 함량이 높다. 루틴은 혈관을 튼튼히 해주고, 부종 및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밀싹이나 보리싹에는 항산화, 미백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알팔파싹은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 예방,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며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도 들어 있어 갱년기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

봄나물은 살짝 데쳐 갖은 양념과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무쳐서 먹는 것이 좋다.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에 "앞산에 비가 개니 살진 나물 캐오리라. 삽주 두릅 고사리며 고비 도랏 이어리를 일부는 엮어 달고 일부는 무쳐 먹세" 나물은 매우 과학적인 조리법으로 영양학적으로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조리법이다.

그 이유는 첫째, 데치는 동안에 세균, 잔류 농약, 질산염을 비롯한 각종 독성물질이 반 이상 제거된다. 둘째, 비타민 C가 열에 약해 일부 파괴되지만 수분이 빠져 부피가 줄어들므로 영양소,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이 농축된 상태가 되어 많이 먹을 수 있다. 생채소는 90%이상이 수분으로 부피가 커서 많이 먹을수 없기 때문에 실제 섭취하는 식이섬유소 양은 적다.

최근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전 세계에서 1위인 것은 동물성 식품 섭취는 높고 식이섬유섭취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봄나물은 대장암등 소화기계 암발생과 성인병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이기 위한 좋은 음식이다.  셋째, 참기름은 향과 맛도 좋게 하지만 봄나물에 풍부한 캐로티노이드의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겨우내 실내 생활 위주로 힘겹게 겨울을 이겨낸 사람들에게 제철 음식인 봄나물을 즐기면서 활력을 되찾길 기대해본다.

 

김 미 리 유성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충남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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