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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상치 않은 산불, 예방에 최선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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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4.04 15:31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난 주말 충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소백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도깨비불처럼 꺼졌다 발화하기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국립공원 경계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경계선을 침범한 정도여서 피해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니 다행이지만 하마터면 수백 년 된 주목이 어우러진 소백산국립공원을 삼킬 뻔했다. 진화대의 신속한 대응과 몸을 사리지 않는 사투 덕분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발화 3일 만에 가까스로 잡힌 소백산 산불은 마을 민가로도 번질 뻔해 주민이 한밤에 긴급 대피하기도 했고, 인명 피해도 우려됐다고 한다. 지난 2005년 강원도 양양에서 일어난 산불로 유서 깊은 낙산사가 한순간 잿더미로 됐던 기억이 생생하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 산불 대부분은 사람의 실수에서 비롯된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입산자 실화가 40%로 가장 많고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번진 경우도 27%에 달한다. 이번 소백산 산불도 밭두렁을 태우던 불이 임야로 옮겨 붙으면서 시작됐다. 산불의 조기진화 만큼이나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그렇지만 당국이 아무리 예방활동을 벌인다고 해도 주민들의 관심과 경각심 없이는 산불을 막을 수 없다. 이번 소백산 산불에서 보았듯이 해마다 반복해서 캠페인을 벌여봤자 무얼하나. 논두렁 밭두렁 소각은 그치지 않는다. 해충 박멸 효과는 없다고 밝혀진지 오래다. 그런데도 논두렁 밭두렁 소각에 왜 나서는 것일까. 근본 원인을 찾아 원천 차단하는 게 급하다.
 
농민들이 논두렁 밭두렁을 소각하는 것은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 때문이다. 농사를 지으려면 논두렁 밭두렁의 잡초를 모두 베어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다. 그러니 손쉬운 방법으로 소각을 택하는 것이다. 소각하지 말라고 계도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더 위험한 것은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며 옷가지, 가구 등을 함께 태우는 것이다. 인화성이 강해 불길도 세고, 번질 가능성도 높다. 한 번 번지면 잡기도 어렵다. 마을별로 논두렁 밭두렁 잡초 제거반을 운영하는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논두렁 밭두렁 소각을 막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이맘때는 건조해 산불이 발생하기 쉽다. 바람까지 심하게 불면서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진화에도 애를 먹는다. 본격적인 농사준비를 하는 때이고 봄기운을 느끼려 등산 등 야외활동도 활발해지는 시기다. 주민이나 등산객 모두가 작은 불씨라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작은 불씨가 커다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불조심을 생활화해야 하겠다.
 
산불은 나무만 불태우는 것이 아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소중한 산림자원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숨 쉬는 산소를 태우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정부는 국토의 64%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의 가치를 높이고 건강자산으로 활용한다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추진 중이다. 전국 숲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탄소배출권 확보와 자연치유림을 조성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산불로부터 숲을 보호하는 것이 먼저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산불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숲은 우리의 희망이자 후손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그런 만큼 산불은 우리의 희망을 태우는 일이자 후손에게 물려줄 자원을 해치는 일이다. 잃기는 한순간이지만 다시 이루려면 오랜 세월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것이 바로 산림자원이다. ‘자나 깨나 산불조심’ 언제나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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