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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투표해야 진정한 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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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4.10 13: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세 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과 교수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 다가왔다. 자기 손으로 대표를 뽑기 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상기하며 ‘감격에 겨워’ 투표장으로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해방과 6·25동란, 유신 등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직접민주주의의 대열에 참여하는 것을 숭고한 임무로 생각할 수 있다. 연세가 지긋한 사람들은 내가 언제 또 투표장에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빼놓지 않고 투표장으로 향한다.

문제는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미래요 희망’이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의 낮은 투표성향이다. 20대 30대들의 투표성향은 절반을 넘지 못해왔다. 그중에서도 20대의 투표율은 심각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대들은 18대총선에서 28.1%라는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나마 19대 총선에서 41.5%로 상승한 것이 위안거리다. 16대와 17대 총선의 투표율은 각각 37.1%였다.

청년기의 말미나 중년의 초입기에 이른 사람들의 투표 참여가 떨어지는 것도 고민스럽다.

민주화이후 나이와 비례해 투표율이 결정되고, 선거가 이어지면서 젊은 증의 투표하락폭이 커지는 현상이 그것이다. 원인으로는 지역주의에 대한 연고가 끊어지고, 민주화의 계승발전이라는 시대적 책무로부터 자유로워 졌음을 꼽을 수 있겠다. 극심한 경쟁과 생활고에 시달리다보니 투표에 흥미를 잃었다는 분석들도 힘을 얻는다.

특정 연령대의 높은 투표참여는 노장년층의 과대대표화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안보와 성장의식이 강하고 보수적인 정치성향을 지닌 사람들의 주장은 정책결정자들의 논의 대상으로 부각되었고 법과 제도라는 형태로 구체화되기에 이르렀다.

반면 상대적으로 진보 혹은 급진적인 생각을 가진 젊은 층의 주장과 욕구는 실현되지 못하였다. 이는 다시 정치무관심으로 이어졌고, 투표에 대한 포기현상으로 나타나기에 이른다. 공천을 둘러싸고 벌어진 기성 정치인들의 낮 뜨거운 행태도 젊은이들의 투표율 저하로 이어졌다고 본다.

우리의 일부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을 ‘헬조선’, ‘지옥불반도’, ‘망한민국’ 등으로 부른다.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희망이 전혀 없다는 의미에서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야 제대로 된 삶을 살수 있다”며 이민을 준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투표에는 둔감하다.
역설적이지만 불만이 많은 사람일수록, 또

욕구가 강렬한 집단일수록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틀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 중에 투표만한 것이 없다.

청년들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싶지는 않지만, 정당과 후보들이 내 놓는 공약도 한번쯤은 훑어보고 선택을 했으면 한다.

영국처럼 선거 1~2년 전부터 당내외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약을 채택하는 것을 바랄 수 는 없겠지만,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공약을 유권자들이 채택하는 것은 꼭 필요한 수순이 아닐까 한다.

차제에 공약의 기술적 실현가능성(재정능력, 행정적 처리능력)과 정치적 실현가능성, 효율성, 효과성, 사회통합,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정당과 개인의 공약사항 등을 가늠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나라들이 만 18세 이상의 자국 국민들을 성인으로 간주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책임져야 할 시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진정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는 26세쯤으로 올라간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취업을 하고, 결혼을 고려하는 시기는 26세 정도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이 정도 나이가 되어야 자신의 삶과 우리사회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 마련을 위한 성찰이 이루어진다는 경험적 판단이기도 하다. 온전한 성인으로 인정되려면 여기에 ‘투표참여’라는 조항을 하나 더 추가했으면 한다.

가진 것이 없다고 결혼과 출산, 대인관계까지도 포기해야하는 현실이라면 젊은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또 의도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열정과 투지를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주었으면 좋을 듯하다. 

정책의 창문이 열린다는 선거기간이다. 젊은 층의 투료로 대한민국이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김 세 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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