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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죽창 퍼포먼스’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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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5.24 19:30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지난 21일 대전경찰청이 내부 논의를 거쳐 만장깃대를 죽창으로 통일해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죽창’발언에 이어 어제 강희락 경찰청장의 대전방문 시 또다시 죽창발언이 이어지더니 드디어 대전경찰청이 대나무 깃대를 죽창으로 언어통일 하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는 자신들끼리 스스로 하늘이 노란색이라고 부르기로 한 것을 두고 굳이 감나라 배나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경찰의 일련의 넌센스 퍼포먼스에 서글픔이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경찰이 오히려 사회불안을 야기 시키고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근거로 민주노총을 매도하는 행위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기에 좌시할 수 없다.

소위 ‘죽창’논란의 시작은 경찰의 과잉폭력진압과 거기에 따른 457명의 연행이 과도하고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라는 것이 속속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리자 국면을 전환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경찰 측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억지주장이다.

경찰은 압수물품 중 끝이 다소 날카로운 대나무 몇개를 증거로 들며 주최 측이 의도적으로 죽창을 제작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도 이날 사용한 대나무 깃대를 ‘죽창’으로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한 상황에서 경찰의 주장은 설득력과 타당성을 갖기가 어렵다.

더욱이 경찰이 제시하고 있는 20개의 증거물은 16일 집회신고에도 분명히 기재돼있지만 추모행사에 사용하기 위한 2000여개의 만장용 대나무 중 몇 개다.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전체의 1%정도에 불과하다.

공장에서 제작해서 나오는 공산품의 불량률도 이것보다는 높다.

하물며 일일이 손으로 베어내는 대나무임에야 똑같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 민주노총은 대정부 교섭을 요청하고 지금의 노정간의 대치가 극한의 상황으로 확산되지 않고 정부가 성실하게 교섭에 응할 것을 바라며 인내하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경찰이 제 본분을 잊고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경찰은 더 이상의 삼류 퍼포먼스는 즉각 중단하고 5·16 노동자대회에서 자행된 폭력진압과 강제연행에 대한 진상조사와 과잉진압 책임자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시국에 편파적, 선정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조중동과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며 공정한 보도를 촉구한다.

한 사람이 목숨을 끊으면서 까지 외치고자 했던 노동자들의 절박한 삶에는 그토록 방관하더니, 노동자들의 집회와 그 수많은 외침에는 그토록 인색하더니, 정부와 경찰이 만든 3류 코메디 영화 같은 ‘죽창’발언은 왜 그리 과잉보도를 하고 있는가?

1%의 부자를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이 경제위기의 핵 폭풍 한가운데서 고통 받고 있다. 이시기 언론의 펜과 카메라의 눈이 향할 곳은 저 꼭대기의 권력의 성좌가 아니라 저 아래의 노동자, 서민의 부르튼 손과 절망에 찬 가슴이다.
어두운 시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희망을 일구어 나갔던 ‘정의의 펜’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다시 살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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