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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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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5.24 19:30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명복(冥福)을 빌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쉽게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뒷산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전의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우리 역사에 유례없는 비극을 목도하면서 한없는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시할 뿐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통해 가중돼온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의미로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지만 노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는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겨 놓았다. 다만 극단적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한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으로 인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는 차분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비극도 고인이 현직 때 발생한 떳떳지 못한 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서 비롯된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비보에 다시는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최후에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국가적, 역사적 비극의 단편을 본것이나 다름 없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행보가 한결같이 불행한 결말로 이어져 서글퍼 질 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자살사건으로 번진 데는 개인적 과오도 물론 있지만 정치와 이념의 제물이 된 측면도 작지 않기 때문이다. 고인이 남긴 유서에는 “너무 힘들었다. 원망하지 마라”는 짧은 마지막 한 마디가 한국사회를 이루고 있는 모든 구성원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되새겨야 할 대목이 됐다.

이번과 같은 비극이 더 큰 비극의 씨앗이 돼서는 안 되며 사분오열로 갈라지고 찢어진 사회를 봉합하는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만에 하나라도 정치적, 이념적 분란을 획책하는 세력의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는 정치적 압박에 대해 가질 수밖에 없는 억울함과 저항의 의미도 없지 않을 것이다.

국가 지도자로서 부적절했던 행동에 대해 사죄하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선 종교계 지도자를 비롯해 각계 어른들이 나서서 한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줘야 할 때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은 말 그대로 몸을 던져 자신을 보여준 셈이됐다.

더없이 슬픈 일이지만 이번 일로 다시 국론이 분열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혹시라도 불필요한 책임 논쟁을 일각에서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듭 애도를 표하며 정부가 고인의 뜻은 존중해 장례에 부족함이 없도록 적극 나서길 바란다. 한국사회가 더 이상 고질적 반목과 질시의 희생양을 만들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정부는 범정부적이고 사회와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치러져야 한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에게는 깊은 위로를 전한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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