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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의원들이여! 정신 차려 처신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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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6.07.13 13: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충청신문=김영기 대전봉사단연합회 대표회장] 친구네 명이 솜 장사를 동업하기로 하고 창고를 마련하여 솜을 가득 쌓아두었다. 그런데 쥐가 먼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오줌도 싸고 솜도 새기고 골칫거리였다.

네 친구는 쥐를 쫓기 위해서 고양이 한 마리를 사 왔다. 고양이를 사고 보니 넷이서 동업인데 그 고양이 소유를 누구로 해야 하는지가 문제였다. 그래서 공평하게 다리 하나씩 임자가 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다리 하나를 다치게 되었고 다친 다리를 치료하여 붕대를 감아 두었는데 하필 불가에서 놀다가 붕대 자락에 불이 붙고 말았다.

고양이는 불을 끈다고 뛰어간 곳이 솜 창고라서 솜에 불이 붙어 다 타버렸다.

망연자실한 네 명의 친구는 불난 원인이 고양이 때문이고 붕대를 감은 다친 다리 때문이라며 다친 다리 임자인 친구에게 물어내라고 했다. 무슨 그런 법이 있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고 싸움이 됐다. 성한 다리 주인 셋은 고소를 했고 이 사건을 접한 판사는 기가 막혔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동업자끼리 마음을 합하고 똘똘 뭉쳐 위기를 이겨내야 하는데 서로 물고 뜯고 싸움만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고심한 판사는 이렇게 판결을 하였다. “성한 다리 주인 셋이 돈을 모아 다친 다리 주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주어라”

무슨 그런 판결이 있느냐고 거칠게 항의하는 세 사람에게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다친 다리에 불이 붙었어도 성한 다리 셋이 고양이를 창고까지 끌고 같으므로 방화의 원인은 성한다리에게 있다”

왜 솜 장사를 시작했냐고, 고양이를 샀느냐고, 불 잘 붙는 붕대를 감았느냐고, 네 탓이라고 물고 늘어지면 한도 끝도 없다.

20대 국회가 개원을 하고, 시의회도 후반기를 맞은 요즈음 정치권의 작태를 보고 있는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깨끗한 정치 상생의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더니 개원하자마자 민생을 챙기기는 커녕 매사 트집만 잡고 사사건건 시비와 폭언에 모두가 네 탓이라고 싸움만 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정치인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경력은 보통사람들보다 높다. 대부분의 유권자도 정치인들을 지도층으로 간주하고 높은 도덕 수준을 요구한다. 그런데 왜 정치인들이 보통사람도 사용하지 않는 폭언과 막말을 일삼는 것일까? 정치인은 소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속 집단에 호소하는 수단으로 전략적으로 막말을 선택한다. 막말을 한 사람은 소속 집단에서 “할 말을 했다” 는 스타 정치인이 되기도 한다.

정치인의 수준은 곧 말의 수준이다. 정치인이 신랄한 비판을 하고 싶다면 위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소련 서기장 흐루쇼프는 “정치인은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놓아준다”같은 멋진 말을 할 줄 알았다.

20대 국회의 첫 대정부 질문에서 김동철 의원 ‘막말 파문’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상대로 국정을 따지는 자리였고, 술자리도 아니고 공식 발언을 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대전시민은 저런 사람을 뽑아 놨나”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

이런 과정은 생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해졌다. 이번 행태는 ‘막말 테러’에 가깝다. 전 국민이 지역감정을 없애보려고 노력하는 마당에 대전시민을 얕잡아 보는 막말에 153만 대전 시민들은 울화통이 터진다.

더 한심하고 답답한 것은 시민의 대변자로 선출된 시의원들이 나서 대전시민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는 커녕 자리다툼에 온갖 추태를 보이고 있으니 국회의원이던 시의원이던 최소한의 예의와 품성조차 의심스러운 사람이 의원으로 행세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누가 의장이 되든지, 누가 상임위원장이든 관심 없다. 평의원이면 어떤가 집행부 제대로 감시 견제하는 의원 노릇 똑바로 하면 그 사람이 최고 의원이다.

정치인은 지지자의 이익과 함께 국가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정치하는 의원들이여! 제발 좀 정신 차리고 처신을 지키자. 의원이 변해야 정치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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