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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김치연구소 유치 실패의 아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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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9.07.30 18:54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구약 성서 전도서 1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평소에 자주 인용하기도 하고 읊어 보기도 한다. 더욱이 헤밍웨이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늘 유난히도 전도서의 1장이 생각나는 것은 지난 몇 달 동안 추진한 일들이 생각나기 때문일까. 김치세계화라는 괴산의 농업철학과 자부심을 갖고 실천한 세계김치연구소 유치 사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허탈했다. 모든 것이 날아간 기분이다. 세계김치연구소가 광주광역시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에 나는 허공을 보며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한참 만에 군수님의 얼굴이 떠올랐고 함께 밤을 새우고 동분서주했던 직원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긴급 타전된 인터넷뉴스를 듣고 믿겨지지 않는 마음으로 농림수산식품부에 확인 전화를 했다. 뉴스는 틀리지 않았고 “괴산군의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격려를 보내며,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 기회를 보시고 지금처럼 열성을 다하세요.”라는 관계관의 격려 말씀을 듣고서도 수화기를 한 동안 잡고 있었다.

몇 주 전부터 정보를 입수하고 T/F팀 구성, 추진·자문위원 위촉, 세미나 개최, 54개 기관과 협약체결 등 많은 준비를 하였고 20여 일을 밤늦도록 야근을 하며 동료 직원들과 고락을 함께 했고 직원들의 헌신적인 참여로 괴산군의 자연환경, 연구인프라, 식품산업 분석 등 자료 준비와 민·학·관의 협력체계 구축, 특히 임각수 군수님의 청와대, 농림수산식품부, 국회, 유관기관 방문 시 격려와 성원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반드시 괴산군에 유치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인사대천명! 정말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없다. 비록 실패했지만 너무나 귀중한 교훈을 얻은 유치전 이였다. 유치실패가 결정된 다음날 군수님께서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해 죄인처럼 축 늘어진 전 직원을 모아놓고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했다. 이젠 끝났다. 유치실패는 과거다.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어제의 실패는 단지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더 큰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실패 없이 어찌 성공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실패의 교훈을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자. 전쟁에서 졌지만 우리는 협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국면전환을 신속히 해야 한다. 그래야 지고도 이기는 것이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해 다시 뜁시다”라고 하신 말씀에 가슴에 피가 끓어오르고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우리는 이번에 비록 실패는 했지만 얻은 것이 많다. 우선 군민의 단합된 힘을 갖는 계기가 됐고 괴산군을 전국에 알리고 중앙부처, 김치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대학, 각 계 전문가 등과의 교류 협력체결을 통해 괴산군을 도와주는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확보했고, 대형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행정 노하우 체험과 조직의 능력을 배양시켰으며 농림수산식품부에 괴산군의 의지를 알릴 수 있었다.

이 얼마나 커다란 수확인가. 변명 같지만 실패는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실패는 다만 무엇인가를 새로 배웠음을 의미할 뿐이다. 우리 모두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출발의 기회로 삼는다면 이번의 유치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의 주춧돌이 돼 괴산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우리 모두 다시한번 질주합시다.

우종진/괴산군 친환경농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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