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계약하고 2년 후엔 아파트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계약금과 1차 중도금으로 모두 3500만원을 냈다.
조합측은 계약 당시 곧 착공에 들어간다고 했지만 1년 6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8월 아파트 사업승인을 받은 이후 아직까지 공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계약 당시 시공사였던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한양수자인에서 청광플러스원으로 사업 추진 도중에 바뀐 것이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으면 모든 부담은 조합원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A씨는 사업 추진이 본궤도에 좀체 오르지 않자 좌불안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주택조합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최근 옥천농협에 브릿지론 대출 문의를 했으나 퇴짜를 맞았다. 더욱이 주택조합 토지를 담보로 한 B저축은행 대출금 만기가 다음달 3일 돌아온다.
조합측은 이 같은 자금난을 모면하기 위해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대책에 따라 은행권 뿐 아니라 상호금융권 등 2금융권의 중도금 대출규제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다급해진 조합측은 지난 7일 옥천농협 2층에서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2차 중도금 선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A씨는 “공사 착공도 못한 채 2년째 끌려왔는데 뭘 믿고 돈은 더 내느냐”며 “지금까지 조합원이 납입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이 지연될 경우 금융비용과 공사비 등이 증가해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조합원들이 탈퇴하려고 하지만 해약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다. 조합측은 납입금액 중 업무대행비를 빼고 돌려줘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 또한 조합원 승계나 교체할 경우에만 조합원 탈퇴가 가능하다.
조합측은 금융권의 중도금 대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무 대행사 관계자는 “조만간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