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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10.04 18: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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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가족’들이 보인 ‘정치선전’에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반세기 만에 이뤄진 재회의 감동은 진지했다. 또 이산 가족 상봉 행사장에 나온 북한 주민들의 반응도 정도 차이는 있을지라도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보이지 않는 통제속에서 상봉의 드라마가 주는 감동까지는 막진 못한 듯 싶었다.
이번 추석 전 까지 이제껏 치룬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는 북의 가족, 친척을 만났던 이는 연 인원 2만여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상봉 행사를 손꼽아 기다리며 부러워하는 이산가족은 아직도 많이 있다. 알려진 바로는 8만여명이 이산가족을 찾기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신청해 여태껏 상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죽기전에 상봉을 기다리는 이산가족과 그들의 가족까지 포함한다면 수십만명에 이른다. 그토록 애타게 이산가족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들을 기약없는 기다림은 이제 고통스러울 정도로 변해가고 있다. 이번에는 이산가족의 상봉을 기다리다 지친 70대 실향민이 그런 상심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언제 또 상봉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절망감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07년까지 만해도 해마다 두번씩 이산가족의 상봉행사가 열려 큰 기대를 갖게 했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행사가 중단되고 말아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북한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상봉행사가 2년 만에 다시 열렸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약 2년 만에 재개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추석 상봉에서 만난 이산가족은 국군포로와 납북어부까지 포함해 겨우 196가족 677명에 불과했다. 이제 이산의 세월이 반백년을 넘기면서 가족을 북에 두고 온 이들은 대부분 일흔을 넘겼다.
상봉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80살 이상 고령자만도 3만2000여명이다. 이미 4만여명은 상봉을 기다리다 눈을 감았다. 더구나 사망자 수는 해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처럼 가끔 그것도 몇백명이 만나는 데 그치는 방식이라면 살아 있는 동안 가족을 만나는 꿈을 이룰 이들은 몇 명 안 될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처음부터 이산가족 상봉을 이득을 위해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이산가족 상봉에는 막대한 비료, 식량 지원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상봉을 제안한 북한의 의도도 명백했다. ‘북이 호의를 베푼 것’이라며 ‘남쪽도 상응하는 호의를 표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 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인도적 문제를 두고 거래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못마땅하다. 대가를 따지기에 앞서 북측은 먼저 ‘호의’를 베풀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이제 상봉행사가 언제 다시 재개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이산가족들이 생전에 한 명이라도 더 생사를 확인하고 만날 수 있게 해주려면 남측 당국의 배려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인 줄 안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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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 기자
dailycc@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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