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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모두의 꿈을 위하여

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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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3.12 17:3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충청신문=구미경 대전시의회 의원]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었다. 아버지의 팬들을 등에 업었다지만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타이틀로 선거공략을 펼쳤던 후보였고, 열성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이왕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된 바에야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의 인권을 향상시키고 뭐든 잘 해내기를 바랐었다. 하지만 이렇게 끝을 내고, 끝난 후에도 청와대에서 나오지 않는 등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분노를 사는 것을 보니 입맛이 쓰다. 
 
역대 대통령들의 숱한 실패가 남성의 실패가 아니듯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 또한 여성의 실패가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타이틀을 달았으니 여성을 위해 뭐라도 해낼 줄 알았던 것은 너무 큰 기대였던 것일까. 복지 수준 유지는 커녕 더욱 후퇴했고, 국민들은 더 가난해졌다. 박근혜가 말했던,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꿈은 국민들의 꿈이 아닌 박근혜와 최순실의 꿈이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 그녀에게 우리 국민들은, 국민들의 아우성은 무슨 의미였을까. 어떻게 들렸을까. 들리기는 했을까.
 
현대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리는 누구나 꿈을 꾼다. 미래에 대한 희망. 노력하면 이루어질 것이라는 확신.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믿음. 이러한 것들은 누구에게나 있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의 자살률, 행복지수 등이 말해주듯 지금의 한국에게 꿈이란 사치다. 현재 상태를 유지만 하는 것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그 노력이라는 것을 자의가 아닌 타의로 하다가 과로로 죽는 사람 또한 부지기수다. 특히 현대의 청년세대에는 염세주의가 팽배해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지탄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누가 무기력한 그들에게 더 노력하라고, 꿈을 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쥐여주지 못하면서.
 
얼마 전 콜센터에서 실습을 하던 여고생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전에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워킹맘이 과로사했다. 모 게임회사는 강제 야근으로 지탄받아 밤중에는 블라인드를 내리고 야근을 시키다가, 사원이 두 명이나 자살하고 나서야 야근 제한에 대한 사칙을 만들었다. 기사화된 것은 일부다. 어떤 이유에서든 생을 포기하는 사람, 강제로 포기당한 사람이 숱하게 많다. 이런 세태를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을 누구 한 명에게 떠넘길 수는 없지만, 나는 기성세대로서 그들의 고행에 부채감을 가지고 있다.
 
작금의 책임은 침묵하는 사람들에게 있다. 기울어져 있는 저울대에서 중간에 서 있어보았자 나아지는 것은 없고, 영영 평형은 될 수가 없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오래 침묵해왔다. 인내하고 침묵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으며. 나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2차적으로는 영혼없는 청와대 관료들에게 돌리고 싶다. 누구 하나 박근혜나 최순실에 대해 공론화하고, 목소리를 내어 지탄하지 않았다. 비위 맞추기에만 급급했던 그들은 과연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있을까.
 
이제 침묵의 시대가 깨어지고, 박근혜의 탄핵이 인용되며 국민들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국민들의 의견이 관철되고, 잘못된 것은 국민의 뜻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희망. 다 함께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 꿈을 꾸고 노력한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비로소 생겨난 것이다. 이 희망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계속 꿈을 꾸어야 한다.
 
탄핵 인용으로 한시름 놓을 새도 없이 서울대에서는 또다시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회의 현안들도 대처가 시급한 것이 많다. 우물에 가서 숭늉을 찾을 수는 없는 일이라, 무정부 상태가 된 지금 너무 서둘러서도 안 되지만 국민의 뜻을 통합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꿈을 함께 꿀 수 있는 정부가 세워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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