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주교는 "그 어느 해보다 깊은 절망과 희망의 교차점에 서서 부활선포와 축하인사를 전한다"며 "하느님이 없는 세대, 예수님의 부활 선포에 가볍게 고개를 돌리는 세상"이라고 메시지를 시작했다.
이어 "점점 극악하고 잔인한 양상을 보이는 살인사건들이 보도되고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무자비한 테러는 종교의 의미를 스스로 무너뜨린다"며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마저 거부하는 세계 정치지도자들의 야만적인 목소리가 바이러스처럼 번지는 세상"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포용과 배려, 공존의 윤리는 무한경쟁과 살기(殺氣)어린 생존법칙, 자폐적인 불감증에 그 자리를 내어주는 절망의 시대에 그 어디에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보이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3년 전 오늘, 최소한의 준법과 양심만으로도 살릴 수 있었던 귀중한 생명이 가장 귀중한 시간을 놓친 당국과 선원들에 의해 스러져 갔다"며 "그 죽음 앞에 온 국민은 슬픔과 분노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불의를 방관한 우리들의 죄를 사죄했다"고 부활절과 겹친 세월호 3주기를 기억했다.
유 주교는 "회개와 사죄로 변화된 우리 사회에서 슬픔이 희망으로 변화되었기 때문에 2017년의 부활에는 그 어느 해보다 큰 희망이 담겨 있다"고 희망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욱 정의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변화의 촛불을 밝혔다”며 “교회도 빛과 소금, 예언자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했는지를 치열하게 반성하며 그들과 함께 울고,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유 주교는 "그들의 죽음으로 드러난 세상의 악이 우리의 사죄와 사회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때 스러져 간 죽음이 부활한다"며 "우리의 변화된 삶으로 하느님 체험과 부활 체험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