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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위험 질환 일사병 vs 열사병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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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07.04 15: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성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장마전선이 올라오면서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다. 하지만 늦게 시작된 올해 장마는 마른 장마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본격적인 장마철인 7월 강수량은 평년(289.7㎜)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적어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덥고 습한 마른 장마에 폭염까지 겹치면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가 6000명 가까이 발생해 이 중 5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는 대부분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열 질환은 열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가 나타나며,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보건당국은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7월은 특히 온열 질환이 급증하는 시기라며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폭염에 많이 발생하는 응급질환이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두 질환 모두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이 필요하다. 일사병은 열에 의한 스트레스로 염분과 수분이 소실돼 생기며 노인에게서 흔하다. 일사병에 걸리면 갑자기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두통과 구역, 구토, 어지럼증 등도 나타난다.

의식이 없거나 땀이 나지 않는다면 열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열사병은 일사병보다 더 심한 상태로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체온조절 중추의 능력이 상실돼 밖의 온도가 높음에도 몸 안에서 열 생성을 계속하는 경우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의식을 점점 잃는 것이 특징으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체온을 떨어뜨려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주변에서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이가 있을 경우 119에 신고한 후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응급처치를 도와주어야 한다. 우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해준다. 이후 시원한 물에 담근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고, 선풍기나 부채를 이용해 증발에 의한 열 발산이 되도록 한다. 영유아나 어린이의 경우에는 급격한 체온소실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체온을 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련이 있는 부위가 있다면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이런 처치를 하면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무더위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온 조절 능력이 낮아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고령자나 어린이는 낮에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폭염 시엔 체온 상승으로 심장이 이완돼 심장이 느끼는 부담이 증가한다. 심장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과부하되면 심근경색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심장질환자 역시 무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사병, 열사병 이외에도 열피로, 열실신, 열부종, 열경련 등 가벼운 온열질환도 다양하다. 열피로는 어지럽고 피로하며 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장시간 땀을 흘리면서 전해질이 부족한 물만 마신 경우 나타난다. 열실신은 고열에 노출될 때 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시적으로 뇌혈류의 부족이 일어나 피로감을 느끼고 정신을 잃는 현상이다. 열실신과 열피로 증상이 있을 경우 서늘한 곳에 누워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의식이 있고 구토가 나지 않으면 물이나 이온 음료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

열경련은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근육에 경련이 일어난다. 두통과 오한이 주요 증상이고 심한 경우엔 의식장애와 혼수상태를 동반할 수 있다. 그 외 피부 혈관이 확장돼 손과 발, 발목에 부종이 생기는 열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열경련은 주로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땀을 과도하게 흘린 후 부족한 수분을 전해질이 없는 물로만 보충했을 때 일어난다. 열부종은 열에 노출된 후 수일 동안 손과 발이 붓는 것으로 주로 열에 적응이 안된 노인들에게 잘 나타지만,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수일 내에 사라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시원한 그늘에서 염분을 포함한 이온 음료수를 충분히 공급해주면 증상이 사라진다.

홍성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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