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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에] 베트남 2개 학교와 체결한 양해각서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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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7.11.05 17:4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우리 학교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이 주관하는‘다문화가정 대상 국가와의 교사 교류사업’에 2년 연속 참여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베트남 선생님 2명이 우리 학교에서 3개월 정도 근무하셨다. 현재는, 우리 학교 선생님 한 명이,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남탄꽁초등학교에서 파견 근무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 학생들과 베트남 학생들 간에도 적절한 교류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베트남 선생님들이 한국에 있을 때 사전 협의가 이루어졌고,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과 베트남 교육부의 협조를 받아, 하노이에 있는 남탄꽁(Nam Thanh Cong)초등학교 및 탕롱(Thang Long)중학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하였다.

양해각서 체결 겸 사전답사를 위해 베트남에 다녀올 필요가 있었다. 9월 23일 토요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하노이의 노이바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5월부터 9월까지는 우기라서 그런지 후텁지근했다. 우리 학교에서 8월 27일부터 3개월간 하노이의 남탄꽁초등학교로 파견 가신 박지혜 선생님이 마중을 나왔다.

차량은 우버(Uber) 승용차를 이용했다. 베트남어를 몰라도 스마트폰 앱으로 목적지와 요금까지 거뜬하게 해결됐다. 오토바이 행렬이, 마치 거센 파도가 밀려오듯 도로를 점령하고, 쉴 새 없이 오갔다. 베트남 인구가 9천 4백만인데 4900만 대의 오토바이가 등록돼 있다고 한다.

숙소는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호안끼엠(hoan kiem)호수 바로 곁이었다. 1박에 7만원으로 저렴하고 쾌적했다. 여장을 푼 후 올 봄에 우리 학교에서 11주 동안 근무하셨던 투(Thu)와 퐁(Phong) 선생님을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지난 6월 29일에 ‘헨갑라이(Hẹn gặp lại, 다시 만나자)’라고 인사하며 헤어졌으니 3개월만이다. 반갑고 기뻤다. 수다가 이어졌다.

하노이대학교 한국어과를 졸업한 통역사가 동행하여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었다. 각종 베트남 음식에 디저트까지 배불리 먹은 후 호치민박물관을 비롯해 한기둥사원·성요셉성당·서호(West lake)·소수민족박물관을 둘러봤다. 하롱베이에도 다녀왔다. 동행한 김도균 선생님께서 다음 방문자들을 위해 꼼꼼하게 자료를 챙겼다.

9월 25일 월요일 아침에 남탄꽁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올 봄에 우리 학교로 파견 오셨던 투(Thu) 선생님이 근무하고 있다. 전교생은 3천 명이었다. 다른 학교에 비해 교육시설이 좋고 교사와 학부모의 수준이 높아 인기 있는 학교라고 했다. 낌아잉(Kim anh) 교장 선생님과 장(Giang), 란(Lan) 교감 선생님의 안내로 학교 시설과 공부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남탄꽁초등학교 및 탕롱중학교 교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 어색함이 없었다. 양쪽 학교의 교장·교감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여러음식을 권해 주셔서 올챙이배가 되었다.

식사 후 탕롱중학교를 방문했다. 작년 봄에 우리 학교로 파견 오셨던, 응언(Ngan) 선생님이 근무하고 있다. 베트남 중학교 1학년이 우리나라로는 초등학교 6학년에 해당되어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되었다. 하(Ha) 교장 선생님과 흐엉(Huong), 휘엔(Huyen) 교감 선생님께서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셨다.

영어로만 이루어지는 수업을 1시간 동안 참관했다. 호텔과 식당·관광지에서 만난 베트남 젊은이들의 유창한 영어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응언(Ngan) 선생님 학급의 학부모님께서 꽃다발을 주셨다. 학급 학생 50명 전체가 우리 학생들에게 쓴 편지도 건네받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형천막을 펼친 운동장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 한국어반 학생들의 소고춤과 응언(Ngan) 선생님이 담임하는 학생들의 ‘손에 손잡고’라는 우리말 노래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 저절로 기립박수를 하게 되었다.

필자는, 베트남을 선진국의 반열에 우뚝 서게 할 주인공이 바로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이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과 베트남 학생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인사말을 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2개 학교 교직원들은, 내년 봄에 우리 학교를 방문하는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리는데, 작년에 우리 학교로 파견 오셨던 리(Ly) 선생님이 찾아오셨다. 어젯밤에 다낭에서 비행기로 왔다고 했다. 우리 학교에 파견 오셨던 베트남 선생님 4명을 모두 다시 만나다니…. 꿈만 같았다. 강행군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한 마음을 가득 채우고, 가뿐한 마음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박종용 대전화정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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