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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2.21 19: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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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성교육이 학교 교사보다 학원 강사를 학생들이 높게 평가했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 학생의 의견 존중, 의사소통의 원활함, 인성 함양에도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낫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로 경쟁력을 잃은 우리 공교육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여 교사들이 할 말이 없게 됐다.
공개된 ‘고교생 학업 생활과 문화 연구조사’결과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리는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설문에 응딥한 학생들은 “학원강사가 교사보다 모든 영역에서 더 도움이 되고 더 낫다”고 답했다. 또 교과 전문성, 입시정책 변화 반영 등 강의나 입시지도 관련 항목에서도 학원 강사가 더 높다는 평가이고 보면 기가 막히고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교사들로서는 수업과 학생지도, 행정업무가 많아 한 과목만 반복해 가르치는 학원강사와 비교하는 건 무리다. 때문에 교육 당국도 교사 개인의 노력에만 기댈 일이 아니다. 교사의 과중한 업무를 대폭 줄여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하는 교훈을 줬다.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만 빼고 기본 개념부터 다르다. 학교는 인간성과 사회성, 지식 등을 골고루 가르친다. 하지만 학원은 성적만 올리면 된다. 학교 교사가 학생만 가르치면 되는 것으로 알지만 그게 아니다. 툭하면 열리는 회의, 밀려드는 공문서 처리, 심지어 점심때 학생들과 식사지도까지 함께 해야 한다.
그러나 학원 강사는 그런 게 없다. 강사는 오직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만 잘 가르치면 된다. 게다가 이번 설문조사가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기에 전체 학생을 상대로 조사하면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다. 이처럼 공교육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철밥통에 안주하는 무사안일에 젖어 있는 교육현장의 탓도 무시할 수 없다.
인성교육을 빌미로 학력 신장을 목표로 하는 지식교육에 반대하며 학력고사마저 거부하는 전교조 등 일부 교육단체의 행태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시대착오적인지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풍토를 근본적으로 쇄신하지 않는 한 공교육에 대한 신뢰는 살아나기 어렵고 사교육 줄이는 데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교원평가제 등으로 공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수 교사를 인사와 급여에서 우대하고 무능, 태만 교사를 솎아내도록 조속히 국회에서 입법화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식교사의 경쟁력이 학원 강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교사가 될 때까지는 열심히 경쟁했지만 일단 교사가 되면 철밥통 구조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62세까지는 신분이 보장되고 퇴직 후 연금도 두둑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꼭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절박성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 교사들이 먼저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전문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교사들의 자성과 변화 없이는 학원에 내준 학교와 교사의 기능과 역할을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충격저인 조사 결과는 교사의 신뢰 회복 없이는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없다는 엄중한 메시지로 받아 들여야 한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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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 기자
dailycc@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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