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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큰 울림 준 평창드라마,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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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2.26 16: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열정으로 하나가 되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성화는 꺼졌지만 가슴을 울렸던 환희와 감동은 오래 남을 듯하다. 그만큼 ‘평창드라마’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줬다. 그것은 국민과 출전선수, 대회관계자 모두의 힘, 바로 대한민국의 힘이었다.

평창올림픽은 92개국 29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겨울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참가 규모뿐 아니라 대회 운영과 기록·흥행(유료 입장 관중) 등의 전체적인 면에서 성공적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개막 전의 우려는 기우였다. 더욱이 북한이 참가해 역사적인 남북 공동입장을 11년 만에 재연했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평화 올림픽’의 무게를 더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은메달 8개·동메달 4개로 총 17개의 메달을 따냈다. 목표엔 못 미쳤지만, 메달 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때의 메달 14개를 훌쩍 넘었다. 게다가 ‘메달밭’이 6개 종목으로 한층 넓어졌다. 스노보드, 스켈레톤, 컬링, 봅슬레이로 메달밭을 확장해 진정한 동계스포츠 강국 자리에 오른 점도 큰 소득이다.

스포츠제전의 성공 못지않게 우리는 이번 대회가 일깨워준 대한민국의 저력에 터질 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무엇보다 척박한 환경에서 기적을 일궈낸 봅슬레이 등 이른바 ‘불모지의 반란’은 한국의 힘이다.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은 각자 헬멧에 새긴 건곤감리가 모여 태극기가 완성되듯이 한 몸 같은 팀워크로 똘똘 뭉쳐 봅슬레이의 기적을 일궜다. 한국 스노보드의 희망 이상호는 무려 58년 만에 스키 종목 메달의 숙원을 풀었고, 아이언맨 윤성빈은 한국 썰매 사상 첫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민족의 명절 설날 아침, 라이벌 두쿠르스를 꺾은 압도적인 질주는 이번 대회 최고 화제 가운데 하나다.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실격된 충격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털어버리고 1500m에서 금빛 질주를 펼친 최민정, 일곱 번 수술을 받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한국팀에 첫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 등 ‘젊은 청춘’들의 투혼은 진한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빙속여제 이상화는 올림픽 3연패에서 실패했지만 혼신을 다한 역주에, 자신을 넘어선 일본의 고다이라를 축하해주는 당당함으로 박수감이었다.

특히 ‘의성 마늘소녀들’의 컬링은 평창의 특별한 선물이었다. 이름조차 생소한 비인기 종목으로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자 컬링팀이 아시아 최초 은메달로 최고의 인기 팀에 오르는 과정은 국민을 놀라게 하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드라마였다. 인구 5만 명인 경북 의성군이 10여 년 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컬링 종목에 투자해 전용훈련장을 지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마늘 고장’인 의성은 이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컬링 도시’로 거듭나게 됐다.

비록 전패로 경기를 마감했지만 ‘하나 된 코리아’라는 희망을 선사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그 자체만으로 감동이었다.

지역주민들은 물론이고 1만6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경기장 안팎에서 희생적인 봉사활동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했다. 특히 외국 관중들에 대한 친절 서비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림픽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메달과 승패를 넘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도전한 모든 선수들은 뜨거운 박수를 받을 만하다. 젊은 선수들이 보여준 ‘할 수 있다’ 정신은 ‘헬조선’ 등 자학과 자조가 번지는 우리 사회에 던지는 울림이 크다. 젊은 세대가 던진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는 건강한 삶의 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그와 아울러 어렵게 마련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 화해·협력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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