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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5.16 18: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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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애도기간에 골프장안에 기관 차량이 세워졌었다고 밝힌 차량의 소속 기관은 국회 5곳, 법원 2곳, 중앙 행정기관 4곳, 지방자치단체 6곳, 공직유관단체 3곳,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 10곳 등으로 그 명단을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했다. 특히 학교 및 교육관련 기관 차량은 S대 소속 2대, S교육대, K대, 또다른 K대, S고교(이상 국·공립), S여대, H대, 또다른 H대(이상 사립), S교육청 차량 각 1대씩으로 밝혀졌다.
국가권익위원회는 기관 차량을 이용해 골프장을 찾은 공직자가 과연 골프를 쳤는지 안쳤는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물론 문제가 된 기관 차량의 골프장 나들이에 대해 본인들은 부인할 수 있겠지만 국가권익위원회는 문제가 된 차량의 번호까지 다 적어놓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달 25∼29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해 모든 공무원은 근조 리본을 달도록 하고 영결식 날에는 공공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이때 공직자의 골프 자제령도 함께 내렸었다. 그런데도 그시간 그 날짜에 골프장 앞에 기관차량을 버젓이 정차시켜놓았다니 말이 안된다.
그럼 이런 기관 차량이 점심 먹으러 골프장을 찾았단 말인가, 말도 안된다. 만약 약속이 있어 골프장을 찾았다면 국민들이 이런 말을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물론 부패 안한 사람이 훨씬 많지만 교육공무원 몇 사람이 이렇게 정신빠진 행동을 하니까 마치 교육공무원 전체가 부패한 것처럼 국민들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 40만 교육 공무원 중 1년에 비리나 부패로 옷을 벗거나 잡혀가거나 그만두는 사람이 극소수여 부패 안한 사람이 훨씬 많지만 교육 공무원 몇 사람이 이렇게 하니까 마치 교육공무원 전체가 부패한 것처럼 국민들은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제 우리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무엇보다 부패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그것도 국가 애도기간인데도 고위 공직자가 골프장에 드나들었다면 결코 작은 문제는 아니다. 정신이 나갔어도 한참나간 공직자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야말로 솔선수범하고 민심과 국론을 다잡아 나가야 함에도 한가하게 골프를 쳤다면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일만봐도 공직사회가 도덕적으로 얼마나 해이에 멍들어 가고 있는지를 입증해 준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스폰서 검사’ 파문,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경찰 비리, 교육감, 교장 등을 둘러싼 교육비리에다 줄줄이 쇠고랑 차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공직자 비리는 쉴 사이없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이번 국가애도기간에 고위 공직자가 버젓이 골프를 즐긴 행위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정부는 이 기간동안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체육대회, 축제 등 행사가 예정돼 있는 경우 가급적 자제할 것도 당부한바 있다. 아무튼 관련 공직자를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있는지를 가려내 엄벌해야 한다.
그것이 해이해진 공직사회를 바로잡는 길이며 성실하게 묵묵히 일하는 많은 공직자의 명예를 지켜주는 길이다. 잘잘못을 분명히 따져야 신뢰받는 공직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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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신문/ 기자
dailycc@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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