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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망하지 않는 법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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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6.09 18:48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이제 선거는 다시 시작됐다. 6월 2일 치러진 제5회 지방동시선거는 ‘집권여당의 참패’, ‘제1야당의 약진’, ‘여소야대’ 등 새로운 정치지형도를 만들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의 경우 여당 시장(도지사)이 야당 단체장들에게 포위된 형국이다. 수도권의 정치지각 변동은 한국의 정치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이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강력한 견제(혹은 질책) 의사를 표로 말했다는 평가는 준엄한 현실이다. 패배를 자인한 집권당에게는 더 낮은 자세와 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승리의 축배를 들어 올린 야당은 ‘성난 민심’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

정치는 승부게임이 아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최대의 행복에 이르는 길을 닦아가는 총체적인 행위다. 국극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것이 정치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국민이라는 힘의 원천에 기대어 존재하고 국민의 행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뛰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당리당략에만 눈이 멀거나 집권자의 성향에 동조하는 복지부동(伏地不動)형 정치는 발을 붙이지 못한다. 국민의 심판이 저토록 엄준하기 때문이다.

이제 6·2지방선거에서 선택된 사람들이 약속을 지킬 차례다. 그래서 선거는 새롭게 시작된 것이다. 7월 1일 제5기 광역자치단체가 출범하는 순간부터 국민의 눈은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는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는가, 지역발전과 국가발전, 조국통일을 향한 큰 그림을 그리는 큰 안목을 갖추었는가 등등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그 성적표는 다시 4년 뒤 선거라는 행동을 통해 공개될 것이다.

그렇다고 출범시점부터 차기 선거를 의식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민의 눈을 철저하게 의식하라는 것이다. 자기 지역민의 눈이 가장 무섭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여전히 소통과 화합에 목말라하고 있다. 아직 민주주의의 경험이 깊지 않고 분단 상황이라는 현실감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불과 60년 전에 이 땅에서는 동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이 일어났고 50년 전에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푸른 영혼들이 4.19의 역사를 썼다. 다시 30년 전에는 광주의 비극이 있었음을 상기해 보자. 지방자치제도 1991년 부분 시행에 이어 1995년 전면 시행됐으니 이 짧은 시간 동안 소통과 화합의 방법론조차 확고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소통과 화합은 국민 행복의 기본조건이다. 그리고 평화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에너지다.

이번 선거에서 모든 출마자가 지역민과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화합하고 발전하는 길을 열겠다며 자신을 밀어달라고 웅변했다. 그렇다면 7월 1일은 소통의 길이 뚫리고 화합의 마당이 펼쳐지는 새로운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

당선자들에게 묻고 싶다. 소통과 화합, 과연 당신은 어떻게 구체화 할 것인가?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기 그지없는 이 두 가치(價値)를 실현하고 그로인해 국민의 행복과 통일의 역량을 축적할 자신만만한 계획은 있는가?

나는 당선자들이 나름대로 그리고 있을 소통과 화합 그리고 통일역량 축적의 그림에 ‘일곱 가지 망하지 않는 비결’을 얹어주고 싶다.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 마갈타국의 왕이 인근의 밧지국을 침략할 생각이었다. 왕은 부처님께 사신을 보내 자신의 뜻을 전하고 과연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물었다. 사신을 맞은 부처님은 사신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제자 아난다에게 물었다.

“아난다야, 내가 전에 밧지국에서 ‘일곱 가지 망하지 않는 비결’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들은 잘 실행하고 있느냐?”“부처님 그들은 잘 실천하고 있습니다.”

분위기를 파악한 아난다는 사신이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부처님께 보고했다.

“부처님, 그들은 ‘일곱 가지 망하지 않는 비결’에 따라 첫째, 자주 모임을 갖고 서로 바른 일에 대해 의논합니다. 둘째, 임금과 신하가 공명정대하고 아래 윗사람들이 서로 공경합니다. 셋째, 옛 풍습을 지키며 예의를 존중합니다. 넷째,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존경합니다. 다섯째, 돌아가신 조상을 잘 기리고 유업을 잇고자 노력합니다. 여섯째, 백성 모두가 도덕적이며 음란하지 않습니다. 일곱째, 백성들은 종교의 지도자를 공경하고 종교지도자는 계율을 지키며 바르게 생활하는데 게으르지 않습니다. 밧지국에서는 이 일곱 가지가 잘 실천되고 있습니다.”

사신은 두 말 없이 왕에게 달려가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보고했다. 2500년 전에 부처님이 가르치신 저 일곱 가지 가운데 지금 버릴 것이 하나라도 있을까? 거기에 소통과 화합의 지혜가 가득 들어차 있지 않은가? 부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보라.

“아난다야, 그 일곱 가지 가운데 하나만 잘 지켜도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밧지국은 그 일곱 가지를 다 지킨다니 그 나라는 더욱 안온하고 강성하여 누구의 침략을 받아도 망하지 않을 것이다.”

김법혜/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민주평통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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