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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 기강 갈수록 왜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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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0.07.08 18:59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휴가 중인 공군 장교와 가족 등을 태운 해군 고속단정(RIB)이 암초에 부딪쳐 일어난 사고는 군을 아끼는 이들도 혀를 차게 한다. 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고 있음을 입증해 줬다. 군 작전용 고속단정을 이용해 관광을 하다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 배에는 군인 5명 외에도 군인 가족 8명 등 민간인 10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2명은 의식불명 상태라고 한다. 비밀작전에나 동원되는 군용 고속보트가 민간인을 태운 레저용으로 둔갑했고 여기다가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한 마디로 군의 기강해이가 심각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천안함 침몰로 반성해도 시원찮을 해군이 또 문제를 이르키고 말았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두번 다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생각조차 하기 싫은 군의 사고다.

어떻게 특수 작전용 고속단정을 휴가 도구로 이용하는 게 가능했는지 의아스럽다. 아마도 장교들 사이에서 군장비를 자기들의 사유물처럼 개인용도로 쓰는 관행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그렇다면 꼬리자르기 식으로 이번 사건 하나만 조사하고 끝낼 일 같지는 않다.

그런 위험한 습성이 어디에서 어느 중요한 순간에 또 터져 나올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이 이런 군대를 믿고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제는 군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군 내부의 그릇된 행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대숙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때문에 군의 정신상태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 또 군당국은 이 사건 경위를 은폐, 축소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기강해이를 바로잡을 수 없다. 군대 사회는 폐쇄성 때문에 그동안 외부의 감시와 견제가 거의 먹히지 않았다.

그러나 군 부대 측이 선뜻 배를 내 준 것은 여러모로 분별없는 짓이다. 고속단정이 반드시 침투작전용이어서가 아니다. 군 견학이나 병영 체험 등 대민 홍보를 위해 더 중요한 시설과 장비를 사용 할 수는 있다. 다만 천안함 사태의 파장과 국민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군용 보트를 유람용으로 쓰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지각 없는 일이다.

이번 일이 군 빙산의 일각이 아닌지도 모르기 때문에 따져봐야 한다. 군과 군인의 명예에 먹칠을 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 또 사고를 낸 부대의 군용보트가 주말이면 민간인 복장을 한 사람들을 태우고 해수욕장 주변을 도는 것이 쉽게 목격됐다는 주민의 얘기로 보면 그냥 넘길 일도 아니다.

엄청난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군용 비행기나 고속단정 등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공사를 구분 못하는 군의 행태와는 크게 대조된다. 군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경위가 어찌됐든 문제의 근본은 군 지휘관과 간부들의 안이한 생각 때문에 발생됐다.

아무튼 민간인들을 군용 보트에 태웠다는 그 자체만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허술한 군 지휘관과 군이 전투태세에 빈틈을 보여준 결과이여 아무런 말이 필요치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후속조치만 바랄 뿐이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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