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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수치 없는 목표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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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08.19 15: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김도운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김도운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누구랄 것 없이 삶의 목표를 세우며 살아간다.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전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목표를 세우기만 할 뿐 실천을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도달하지도 못해 좌절하고 낙심하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목표를 세워 그것을 실천하고 달성해가며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 사람도 있다. 어떤 형태가 됐든 누구에게나 목표는 있다. 목표가 없는 사람은 삶을 포기한 사람이다. 

목표의 의미와 형태에 대해 생각해봤다. 목표는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고 목표가 없다면 삶은 참으로 무미해진다. 생각해보면 목표가 없는 삶은 참으로 재미가 없을 것이 분명하다. 인간은 크든 작든 뭔가를 성취해가는 재미에 빠져 살아간다. 무슨 일이든 노력 여부에 관계없이 도저히 이룰 수 없다면 인생은 재미가 없어 살아갈 수 없다. 반대로 모든 일이 너무 쉽게 이루어져 노력 없이 달성되면 그 또한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적당한 목표를 설정하는 일은 인생에 있어 참으로 중요하다. 

나를 포함해 모든 한국인들이 목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한국인들이 설정하는 목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거의 대부분 수치화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누군가가 설정한 목표를 살펴보면 구체적 수치가 동반돼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수치가 없는 목표도 있지만 아주 이례적이다. 대부분의 목표가 수치화 돼 있다 보니 오히려 수치가 없는 목표가 이상해 보인다. 도대체 목표로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나 수치가 없는 목표는 얼마든지 있다. 예컨대 ‘담배를 끊는다’ ‘대학원에 진학한다’ ‘스키를 배운다’ ‘감정의 골이 깊은 친구와 화해한다’ 등등의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어떤 형태로든 수치를 넣어야 더 명확해 보이고 결연하게 느껴진다. ‘3개월 이내 담배를 끊는다’ ‘2년 내에 대학원에 진학한다’ 등처럼 말이다. 수치가 삽입되면 한결 더 목표가 목표다워진다. 이런 목표가 목표다워 보이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사는 것이 습관화됐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한국인들은 뭔가 수치화하고 계량화하는 것을 참으로 좋아한다. 수치화, 계량화한다는 것은 그 수치에 짓눌려 조급해짐을 의미한다. 수치화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지속적으로 자극을 안긴다. 그렇게 해서 애써 목표를 달성했을 때 거기서 끝나는 경우는 없다. 그 보다 수치를 높여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다시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시작한다.

결국 수치가 동반된 목표는 계속적으로 본인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며 끝없이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수치가 동반되지 않는 맹맹한 목표를 세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기한이나 금액, 횟수 등이 없는 목표는 상상하기 힘들다. 일 중독, 공부 중독 속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수치 없는 목표는 너무 싱겁고 재미가 없다. 한국사회에서는 인생을 즐기면서 편히 쉬어야 하는 노년들조차 구체적 수치를 곁들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매진한다.

수치가 없는 목표를 세워보자. 수치를 높여가며 평생 자신을 옭아매는 형태의 목표 설정에서 한 발짝 물러서보자. 지나친 경쟁심과 조바심을 버리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보자. 수치가 없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 가면서 그동안 수치가 내게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안겼는지 깨달아보자. 쫓기는 인생이 아닌 즐기는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실천으로 옮겨보자. 

어느 책에서 ‘수치가 없는 목표는 목표가 아니다.’라고 단정하는 문구를 보았다. 그래서 꼭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내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목표에서 수치를 빼면 삶이 한결 여유로워지고 넉넉해진다. 평생 경쟁 구도 속에서 수치에 얽매어 과도한 스트레스 속에 사는 것이 과연 옳은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1인당 국내총생산 3만 달러에 걸맞게 개발도상국 시절의 조급함을 버리고 삶에서 여유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닐까.

김도운 한국안드라고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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