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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석장리박물관 수석(水石) 관리 ‘나 몰라라’ 논란

전임 시장때 800여점 받아 신문지에 싸서 13년째 수장고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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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8.10.23 17:35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공주시의원들이 물품 기증자(신철균, 모자 쓴 사진)를 대동, 석장리박물관 현장점검에 나선 가운데 수석관리대장 등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 정영순 기자)
공주시의원들이 물품 기증자(신철균, 모자 쓴 사진)를 대동, 석장리박물관 현장점검에 나선 가운데 수석관리대장 등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 정영순 기자)
- 기증자 신철균씨가 반환 요구하자 공주시 “소송해서 가져가라”

[충청신문=공주] 정영순 기자 = 전임 공주시장 재임 당시 분실 등으로 말썽을 빚어온 수석(水石) 기증품의 관리부실 때문에 현 김정섭 시장 체제의 공주시가 머리 아파하고 있다.

기증품 목록 27년치가 사라진 문제에 대해 공주시가 내부 자체감사를 준비 중인 가운데 시의회는 지난 19일 수석을 보관중인 석장리구석기박물관에 대해 전격 현장점검을 했다.

박병수 의장 등 시의원들은 이날 1994년 수석 800여점을 기증했던 신철균(82·반포면)씨를 대동하고 최명진 석장리박물관장의 안내로 수장고에 들어가 작품을 직접 확인했다.

그러나 기증된 수석들은 어두운 수장고 안에서 비닐 완충재(일명 뽁뽁이)와 신문지로 둘둘 말린 채 노란색 대형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겨 방치되고 있었다.

여러개의 수석이 뒤엉켜 섞여 있었고, 크기에 따라 선반에 놓여 있거나 일부는 출입구 바닥에 세워져 있었다.

게다가 기증품 목록의 일련번호와 작품은 상호 식별할수 없도록 돼 있었다.

최명진 석장리박물관장은 목록을 대조해 확인하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냥 보관만 하고 있을 뿐이어서 명확히 식별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브리핑을 받던 이맹석 의원이 “그 정도조차 확인과 정리를 해 놓지 않은 채 박물관과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는 게 말이 되냐”며 따져묻자 최 관장은 “저희는 보관만 할 뿐”이라고 답변했다.

의원들이 또 “시가 6000만원 상당의 ‘물개’ 작품과 ‘바느질 하는 여인’등 2점이 분실된 후 되찾았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최근 확인 결과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물관측은 수석의 수장고 입고 후 2008년 이후 수차에 걸쳐 시정조정위원회 부의안건으로 전시 및 적절한 관리공간 마련을 요청했으나 공주시는 현재까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수석애호가인 신 씨가 기증한 작품들은 2000년 4월께 웅진동 소재 곰나루 메밀회관에 전시장을 마련하면서 전국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갔다.

하지만 이후 메밀회관의 폐쇄로 지난 2005년 8월께 탄천면 소재 대학초등학교로 이전·보관하다가 또다시 2007년 3월 현재의 석장리 박물관으로 옮겨져 오늘날까지 13년여째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어두운 수장고 안에서 먼지만 쌓여 가던 기증품과 관리 실태를 지켜 본 신 씨는 “평생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모은 자식같은 수석을 이렇게 처박아 놓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신씨는 “전임 시장 재임당시 이렇게 썩힐 바에야 차라리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소송해서 가져가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밝힌 후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면 하루빨리 전시장을 마련해 내 새끼들이 햇빛을 보는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와 관련 최명진 석장리박물관장(학예사)은 이미 수년전에 기증품이 사라진 사건에 대해 경찰조사를 받았으며, ‘혐의없음’으로 판명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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