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미스매치
[목요세평] 미스매치
  • 충청신문 dailycc@dailycc.net
  • 승인 2018.11.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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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백제문화원장
김정호백제문화원장

“젊은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지방에서 작은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하소연이다. 실업률이 심각하다는데 왜 이럴까? 일자리 미스매치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 구함. 숙식 제공’ 안내문은 무용지물이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고용시장 전체에 걸친 것이지만, 특히 청년 실업과 소기업 인력난과 맞물린다.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해질수록 피해가 커지는 곳은 소기업이다. 고급인력은 많은데 그 인력에 맞는 고급일자리가 없다. 임금적 요인과 비 임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청년 노동시장의 과도한 미스매치 현상이 계속되면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만혼, 저 출산 등에 다른 사회문제로 번진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세대다. 대학교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청년 실업이 문제로 대두되었다. 일자리 1/3 이상이 학력, 전공 미스매치라고 한다. 이들이 작은 기업을 꺼리는 이유는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미흡한 복지제도, 장시간 근무, 고용불안, 낮은 평판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명하지 않은가? 이미 사회적 성과를 이룬 기성세대들은 구직자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충고한다. 기업에게 눈높이를 맞추라고 하지는 아니한다. 청년 취업 아카데미 프로젝트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다. 대기업과의 차별과 격차를 줄이고 구조적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개선해야 한다. 청년이 미래다. 그러지 아니하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멋있는 말이다. “아프면 환자지 그게 무슨 청춘인가!” 볼멘소리가 예삿소리가 아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언제나 골칫거리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지 못한다. 직거래장터가 아파트 마당마다 열린다. 전셋방 구하기도 같다. 한 눈에 쏙 드는 집은 없다. 환경이 괜찮으면 교통이 시원치 않다. 그래도 나아보이면 값이 비싸다. 공인중개사도 어쩌지 못한다. 택시를 잡는 것도 곤욕이다. 출근길이나 아플 때나 급할 때는 발만 동동 구른다. 같은 방향 택시 매칭도 비슷한 개념이다. 차량운전자(파트너)와 탑승자(라이터)를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공유경제(Sharing Econormy) 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서로가 나눠 쓰는 활동이다. 그러나 분명히 경계할 점이 있다. 기술을 착취의 도구로 쓰지 말아야 한다. 모호한 사회적 가치나 시대적 흐름을 앞세워 작은 편익을 부풀리거나 대중의 적대감을 끌어들여 사회적 합의를 건너뛰려는 태도는 훗날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최선보다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항상 최선의 선택으로 삶의 궤적을 이어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좋은 선택보다 덜 나쁜 것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쪽만 이길 수 있는 싸움은 없다.


매치의 정점은 결혼이다. 남녀의 결합은 부부, 자식, 가정을 이룬다. 대를 이어 인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우리가 바로 미스매치에요”하면서 환하게 웃는 노부부를 만나면 기분이 좋다. 두 사람이 천생연분처럼 자식 낳고 해로했다. 미스매치를 매치로 변환하는 기술을 가진 게 부부다. “궁합이 잘 맞는다”는 말이 멋지다. 


영어 단어 매치(match)는, 하모니, 밸런스, 콤비네이션을 연상시킨다. 조화, 균형, 어울림이다. 매칭(matching)은 연결하는 일, 조화되는 정합(整合)을 뜻한다. 비영리사업을 하다보면 국가보조금과 자치단체 보조금 매칭사업을 접하게 된다. 대등한 배합(配合)의 어울림이다. 


미스매치(mismatch)는 더 다양한 의미로 진화했다. 원래 패션 용어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스포츠, 경제, 영화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옷차림에서는 매치를 중요시 한다. 가을 분위기와 매치가 잘 되도록 옷감의 색깔에 특히 신경을 쓴다. 거울 앞에 서서 이 옷 저 옷 걸쳐보는 이유다. 그런데 시계와 팔찌, 목걸이 등 액세서리에 미스매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짝 양말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포인트 미스매치, 미스매칭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신선한 느낌을 줄 때 좋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사물과 언어가 매칭이 되어야 하는 데 자꾸 말이 헛나온다. 미스매치는 불일치, 불균형, 부조화, 무언가 맞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두 가지 이상의 것이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모양 또는 그런 상태다. 인류의 문화는 조화와 부조화의 결합인지도 모른다.


나의 삶은 세상과 잘 매치하고 있는가?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과 나는 매치인가, 미스매치인가? O, X에 숙달된 우리들도 결국은 정답을 고르는 데 실패한다. “젊은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유능한 젊은이들은 어디에 숨었는가!

김정호 백제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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