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董狐直筆(동호직필)’
죽음을 무릅쓰고 사실(史實)을 바르게 기록(記錄)한 동호의 곧은 붓이란 뜻으로 춘추시대 사자성어이다.
무한한 정보화 시대에 놓인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가장 요구되는 언론인의 상(像)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7년 미디어 통계에 따르면, 기자, PD, 아나운서, 논설위원, 편집자 등으로 구분되는 언론인은 종이신문인 일간·주간지를 비롯해 방송과 인터넷, 통신 매체 약 4300개사에 6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대중 매체의 파급력은 여론 형성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집중 보도로 관심을 끌어내어 강조하다 보면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위대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듯 ‘펜의 힘’은 매우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힘은 스스로 신뢰를 잃을 때 나약하기 그지없다.
다시 말해 신뢰의 수명을 쥐고 있는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면 ‘사실(事實)’이 아닌 ‘사실(詐實)’에 불과할 뿐이다.
언론인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2016년 미국 대선으로부터 촉발된 ‘가짜뉴스’가 편향된 이념과 갈등 조장의 도구가 돼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수시로 언론에 일갈하며 이들의 정도를 벗어난 비판 때문에 심한 허탈과 회의감에 사로잡히곤 한다.
반면에 언론의 역할로 국민의 수준과 가치관이 크게 변화한 현재,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들도 있어 언론은 오히려 이들을 의지하고 있는 게 아닐지 모른다.
앞으로 더욱 신뢰를 잃어갈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기자는 이럴수록 자신에게 더 엄격한 품위를 강조하고 싶다.
그 품위는 바로 ‘공정(公正)한 사실(事實) 보도’에서 발휘된다.
앞서 말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들을 믿고 이러한 품위를 유지할 때 이들은 적당히 자기 논리를 펼치고 그 차이를 이해하고 개선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가 점점 발전할 테니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품위 유지만으로도 충분히 본연의 기능인 비판과 감시, 견제 이 모든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 자명하다.
스스로 다짐해야 한다.
누구보다 자신에게 관대가 아닌 ‘매우’ 엄격, ‘항상’ 엄격, ‘또’ 엄격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하면 대중으로부터 ‘무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스스로 물어야 한다.
‘언론에 발을 들였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