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천안] 장선화 기자 = “여우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난다더니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꼴이다.”
천안 ‘직산한양수자인2차지역주택조합’(이하 조합) 조합원들이 조합장에 대한 비아냥으로 얼핏 최근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가족사기단을 떠올리게 한다.
애초 조합은 “청약통장 필요 없이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으며 사업승인 이후 즉시 전매가 가능하며 특히 일반분양분 공급가액을 높여 수요자들의 시세차익을 실현한다”며 분양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준공예정일을 앞두고 조합원 동의 없이 ‘공사 도급계약’을 변경한 것을 비롯해 시로부터 2회에 걸쳐 시정명령을 받는 등 조합장의 방만하고 부실한 운영이 드러났다.
이에 지난해 7월 전체 조합원 362명 가운데 274명이 참석한 임시총회를 통해 조합장을 비롯 이사 3명, 감사 1명 등의 새로운 임원진을 선출했다.
조합장에 선출된 원모 씨는 “그동안 조합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계약서 등 중요 문건을 파악해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조합원들과의 소통과 추가 분담금발생 억제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신임인사를 대신했다.
그런데 원 조합장이 취임 다음 달부터 남편에 월 1500만원씩 지불하는 용역계약서를 작성해 ‘부부간셀프용역’이란 부적정 용역계약의 중심인물로 제기됐다.
지난해 7월 새로운 임원진으로 출범한 원 조합장이 취임 다음달인 지난해 8월 23일 자신의 남편과 월 1500만원씩 지급하는 ‘사업추진 용역 계약서’를 작성한 때문이다.
원 조합장은 지난 2017년부터 직산 한양수자인 2차 지역주택조합의 용역을 맡은 경도E&C 용역사를 해지하고 사업자가 아닌 남편의 명의로 지난해 8월부터 매월 1500만 원의 용역비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 계약서에는 ▲준공 및 입주를 위한 대관업무 용역, ▲미분양세대 및 잔여세대 분양업무, ▲사업 관련 민원, ▲조합원 중도금 대출 및 연장에 관한 업무, ▲잔금 시 대출 전환 및 상환 업무 등의 대행이 명시돼 있다.
특히 용역비 1500만원은 선 결재를 우선으로 하며 특히 용역비 이외에 발생되는 광고 및 홍보비 및 사업추진 관련 비용은 실비를 청구해 갑(조합)이 정산토록 약정돼 있다.
남편과의 부적정 용역에 대해 원 조합장은 “남편이 용역을 맡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며 “용역을 1인에게 줘도 문제가 전혀 없다. 내가 남편에게 용역을 준게 아니라 이사진 4명이 줬다”고 세삼스럽게 왜 묻냐는 식으로 답변했다.
또 제보자로부터 받은 이사회 기록문에 대해 “이사회기록은 누출될 수 없다. 주말에 인터뷰를 받는 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여우를 피해 호랑이를 만난다더니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꼴”이라며 “부부는 경제공동체이다. 개인인 남편의 아파트용역 자격 및 수용능력 유무와 임원진들의 배임(背任)을 살펴야 한다”며 조합장과 임원진을 싸잡아 비난했다.
천안의 재건축조합아파트 A조합장은 "조합장의 남편이든, 부인은 물론 친인척 등 협력사 또는 임직원(협력사)으로 못쓰게 되어있다"며 "부부는 경제공동체이기 때문에 특혜소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한편 직산한양수자인 2차 지역주택은 시공사 ㈜한양건설이 지하1, 지상 25층의 4개동 387세대로 이뤄져있다.
천안직산한양수자인 2차 지역주택조합 관련 정정보도 본 신문은 2019년 10월 27일자 '천안지역주택조합, '조합장 부부간 셀프용역' 부적정 의혹' 제하의 기사에서 천안직산한양수자인 2차 지역주택조합이 지난해 10월 준공예정일을 앞두고 조합원 동의 없이 공사도급계약을 변경한 것을 비롯해 시로부터 2회에 걸쳐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