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유영 기자 = K리그 메인 스폰서인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시티즌을 인수한다.
시와 하나금융그룹은 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대전시티즌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은 22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전시티즌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계승하며 지역 연고를 유지하는 것을 대전제로 대전시티즌을 인수, 운영하게 됐다.
시는 월드컵경기장 및 덕암축구센터 사용 허가를 내주는 등 일체 행·재정적 지원에 나선다. 그동안 대전시티즌에 지원하던 연간 70억~80억원의 예산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절감된 예산은 부족한 체육인프라 확충과 생활체육 및 전문체육 육성 확대 등 대전 체육 발전에 재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은행이 무슨 축구 구단이냐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하나금융그룹은 K리그를 오랜 기간 후원해왔다"며 "충청은행을 인수한 후 명실상부 충청권과 깊은 연고가 있고 충청도민 대부분이 우리 고객인 동시에 공공기관 주거래 은행도 하나은행인 만큼 사실상 지역사회공헌에 목적이 있다"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이어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고 시민과 함께하는 것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구단을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본 계약 협상을 위해 양측 협상단이 구성되며 시티즌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관련절차도 신속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 달 말까지 구체적인 투자방식과 규모, 관련 시설 사용조건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협상을 통해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설이용, 기존 선수들, 직원 고용 등 해결해야 할 핵심 쟁점 사항들은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다.
허 시장은 "현재까지 월드컵 경기장과 숙소, 연습장 등을 이어서 활용하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황이고 먼저 시티즌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는 법적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후 있을 과정에서 (기업에) 경제,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일은 없다. 앞으로 본 계약이 조속한 시일 내에 체결될 수 있도록 하나금융그룹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황선홍 감독 영입설에 대해서는 "감독 문제와 관련된 바는 전혀 들은 바 없어 사실 여부 확인은 불가하다"고 말을 아꼈다.
시는 지난 8월 하나금융그룹에 '대전시티즌 투자유치 제안서'를 제출한 후 약 2개월간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대전시티즌을 인수하는 것과 관련, 기업 차원의 내부 검토와 관련기관 협의절차가 늦어지면서 시는 5일 MOU체결 전까지 협의 중인 기업명을 함구해 왔다.
하나금융그룹은 지주회사인 하나금융지주를 중심으로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자회사를 두고 있다. 특히 시금고인 KEB하나은행의 경우 2002년부터 꾸준히 대전 시티즌을 후원해왔으며 2017년까지 누적 후원금만 1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