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이텔루륨화 바나듐(VTe2)에서 전자의 스핀과 전하 밀도 그리고 원자 움직임이 서로 얽히며 강하게 상호작용하고, 이로부터 서로 다른 두 가지 상(phases)을 갖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제1원리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전하 분포와 원자 배열이 정해지는 이면에 전자의 자기 스핀이 언제나 작용하고 있음을 보였다.
이는 이전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자성과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양자 상이 숨겨진 자기적 원리에 의해 조절돼 발현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번 발견은 서로 다른 양자역학적 변이 간의 긴밀한 협동을 통한 신 물성 발현이라는 응집 물리학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로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러한 관점과 연구 접근은 2차원 물질들에서 시도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서 향후 관련 물질 연구 등 인접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 등 2차원 물질들은 다양한 양자 현상의 발현과 소자 응용 가능성으로 수년간 관련 학계의 집중적인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물질들에서 나타나는 자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이는 저차원에서 나타나는 자성의 양상이 물리학적으로 매우 독특할 뿐 아니라 기존 소자를 대체할 수 있는 스핀트로닉(spintronic) 신소재 발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명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로 위상 성질이나 전하 특성으로 주목받던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에서 새롭고 독특한 자기 특성을 발견했다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라며 “현상의 이면에서 특이 물성이 발현되도록 하는 양자역학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학문적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