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영동·옥천 등 충청지역 과수농가에 따르면 작년대비 1주일 이상 개화가 이른 가운데 지난 4, 5일 이틀간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꽃이 얼어 작황을 우려하고 있다.
자두 농사를 짓는 정모(64)씨는 "심각하다"고 운을 뗀 뒤 "수정돼봐야 알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80% 이상은 냉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꽃 100% 상태에서 (자두) 수정 확률이 10%, 잘 돼야 20% 정돈데 이미 꽃 80%가 죽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하며 "꽃부터 이렇게 죽어버리면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몇 남지 않은 꽃에 수정도 어려워 비상품이나 저품 열매를 키워 수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만생종 복숭아밭을 일구는 이모(58)씨도 "그냥 보기에도 절반가량 냉해를 입었다"면서 "이미 핀 꽃뿐만 아니라 피지 않은 꽃도 따보면 암술이 말라 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꽃도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꽃이 피지 않은 사과 농가도 시름은 마찬가지다. 잎 속에 숨은 사과 꽃눈도 황색으로 변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농가들은 농번기 일손 부족을 걱정하며 부지런히 꽃 솎아내기에 나섰다 되레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