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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멋진 만남과 이별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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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7.06 10:4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과 만남의 기회를 갖고 또 수많은 이별을 한다. 연인과의 만남과 이별, 친구와의 만남, 그리고 가족 간의 만남과 이별, 사회생활서 만나는 인연 등 여러 색깔의 조우를 통해 우리 인간은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볼 때 추억의 한 장을 근사하게 장식한 아주 멋진 만남과 이별도 있고, 반면에 생각조차 하기 싫은 거북한 만남과 이별도 있을 것이다. 매우 운명적인 멋진 만남도 있을 것이고 조금은 감동이 적은 밋밋한 만남과 헤어짐도 있을 것인데, 분명한 것은 모든 만남의 인연은 다 소중하다는 것이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우리에게 찾아온 인연을 우리는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는지 문득 반성의 시간이 찾아온다.

우리를 방문해준 귀한 만남에 공을 들이지 않고 쉽게 버리지는 않았는지, 만약 그랬다면 옛사람과 마주치는 우연한 만남이 허용되는 순간이 와도 웃는 얼굴의 편안한 모습으로 재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에게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아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 후회 없는 이별이었다면 따뜻한 미소와 함께 현재의 모습을 인정하는 편한 모습의 재회도 허용될 거 같다. 문득 “가장 달콤한 것은 사랑이고, 가장 고된 것은 이별이며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재회”라는 프랑스 격언이 생각난다. 살면서 누군가와의 첫 만남도 무척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별의 매너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만남의 순간보다 이별의 순간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우리들의 마음속에 더 오랫동안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소수의 사람들은 만남의 경우에는 최대한 공을 들이며 소중하게 생각하다가 헤어질 때는 예의를 갖추지 않은 실망스런 행동을 때때로 보이기도 한다. 다시는 만날 사람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지, 매너 없는 이별을 선택해서 상대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는 경우도 주위에서 종종 본다. 그러나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게 마무리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누군가의 뇌리속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를 원한다면 처음 만날 때 보다 헤어질 때의 이별식에 진심과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현명하다. 살면서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보다는 그 사람을 만났기에 내 인생이 이렇게 좋게 달라졌다고 생각하게 해주는 만남과 이별의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자.

사람과의 만남에서 때때로 우리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오기도 하는데, 어느 시기에 누구를 만났는가가 때로는 우리네 인생을 바꿔놓기도 한다. 이토록 타인과의 만남은 누군가의 인생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조심히 다가가고 아름다운 만남이 지속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이다. 어쩔 수 없는 이별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도 상대와 자신 모두에게 후회와 아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영화나 연극을 보고 난 후에도 라스트 신이 마음속 깊이 남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에서 누군가와의 만남과 이별의 한 컷에서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멋진 이별이기를 고대해본다. 이별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은 언어의 유희일 수도 있으나, 추하지 않은 성숙한 모습으로 상대를 배려한 세련된 이별을 선택할 때 우리는 예전보다 한 단계 더 성숙되어 있을 것이다.

설렘과 기대로 시작한 멋진 만남의 순간이 이별로 인해 훼손되지 않기를 원한다면 좀 더 멋진 이별을 해보도록 하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아쉽고 생각나게 하는 이별을…

더 이상 이별 없는 영원한 만남이 존재하기를 원한다면 상대의 단점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관대한 아량과 함께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떤 모양과 색깔의 이별이든 주위에 이별을 선택해야만 하는 사람이 적어져서, 가난하고 황량한 마음보다 가슴이 넉넉해지는 부자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위해서라도 주위에 쓸쓸한 이별보다는 행복한 만남이라는 손님이 우리 모두에게 더욱 많이 방문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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