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내포] 이성엽 기자 = 충남도 농업기술원이 자칫 산불로 번지기 쉬운 논·밭두렁을 태우기 자제를 당부했다.
26일 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논과 논두렁에서 월동기 해충 발생 양상을 조사한 결과 유익한 곤충의 비율은 85∼90%, 해충은 5~10%로 나타났다.
문제는 논·밭두렁을 태우는 목적이 해충 박멸인데, 해충 없애기는커녕 해충의 천적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점이다.
실제 농촌진흥청의 지난 조사를 보면 충청·경기지역 논둑 3곳(1㎡)에 서식하는 전체 미세동물의 89%(7256마리)가 거미·톡토기 등 해충의 천적이었다.
거미는 해충을 잡아먹고 톡토기는 풀잎을 분해해 지력을 높여주는데 불을 지르면 이 벌레들까지 죽이는 셈이 되는 것이다.
또 벼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벼멸구, 혹명나방, 멸강나방 등은 특정 시기에 비래하고, 먹노린재는 인근 야산에서 주로 월동하기에 봄철 논두렁을 태우는 것으로는 해충을 방제하기 어렵다.
오히려, 건조한 시기에 큰 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씨를 만들거나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서화영 농업기술원 농업해충팀 연구사는 “논두렁 소각은 유익한 곤충을 더 많이 없애고 미세먼지와 산불을 유발하는 불필요한 작업”이라며 “기술원에서 제공하는 병해충 발생 정보에 따라 적기에 방제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