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펠레우스, 여신과 결혼한 유일한 인간 (1)

박한표의 그리스·로마 신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1.09.15 18:3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펠레우스의 출생은 이렇다. 제우스가 친할아버지이고, 장인이 바다의 버금 신 네레우스이다. 그러니까 부인이 여신 테티스이다. 인간이 여신과 정식 결혼한 유일한 사람이다. 펠레우스가 자신의 할아버지가 제우스가 된 사연은 이렇다.

어느 날 제우스는 들불로 둔갑하고 강의 신 아소포스의 딸 아이기나를 꼬드기어 어떤 한 섬으로 도망갔다. 아소포스는 자신의 딸을 찾아 헤매다가, 꾀 많은 시시포스를 찾아갔더니 그가 딸이 있는 곳과 딸을 납치한 자가 누구인지를 알려주었다. 아소포스가 접근하자, 무안해진 제우스는 도리어 화를 내며 벼락으로 아소포스를 쳤다. 아버지는 벼락 맞고, 딸은 농락당한 꼴이 된다. 그러나 후에 그의 딸 아이기나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제우스의 아들 아이아코스이다. 아이아코스는 ‘인간들 중에서 가장 경건한 인간’이었다. 이 아이아코스에게는 텔라몬과 펠레우스라는 두 아들을 갖게 된다. 게다가 그들과 배다른 아우인 포코스도 한 명 있다. 이 펠레우스가 여신 테티스와 결혼하고, 그의 아들이 그 유명한 영웅 아킬레우스가 된다.

제우스가 시시포스를 미워하고 저 지옥의 타르타로스에서 매일 매일 큰 바위를 산꼭대기로 올리는 벌을 받게 한 사연이기도 하다. 시시포스가 ‘천기’를 누설하고, 고자질한 것이다. 누군가의 비밀을 알아내고 고자질하는 것은 지금도 사람들이 싫어한다.

아이아코스는 ‘인간들 중에 가장 경건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그가 기도하면 신들이 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죽은 뒤에는 저승에서 재물 많기로 유명한 하데스의 창고 열쇠를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아이아코스의 아들 중 하나인 텔라몬은 배다른 동생인 포코스에 뒤진다는 질투를 느껴 몸의 균형을 잃은 척하면서 포코스의 머리를 겨냥하고 원반을 던져 죽게 했다. 그리고 그는 동생 펠레우스를 꾀어 배다른 동생의 시체를 숨겼다. 그러나 이내 그 사실이 발각되었다. 경건한 인간인 아버지 아이아코스는 두 아들을 다른 나라로 가서 종살이를 하게 함으로써 죄를 닦게 했다. 그때부터 펠레우스는 방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방황하던 그가 어떻게 하여 여신 테티스와 결혼하여 영생불사를 누리게 되는가를 살펴본다.

1. 펠레우스는 프티아라는 나라에 가 악토르라는 왕 밑에서 종살이를 한다. 열심히 했던지 그 왕이 딸 안티고네와 짝 지워주고 나라의 일부를 떼어 주었다. 이 때 황금모피를 찾아오는 아르고 원정대에 이아손과 함께 참여 한다.

그리고 멜레아그로스1)를 도와 칼뤼돈의 멧돼지 사냥을 나선 것도 이즈음 일이다. 그 사냥에서 잘 못 던진 창에 자신이 모시는 왕 악토르의 아들 에우리티온이 죽게 된다. 그래서 펠레우스는 또 그 나라에서 쫓겨난다.

2. 펠레우스가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이올코스였다. 이 나라의 왕은 아르고 원정 때 친구였던 아카스토스였고, 왕비는 아스티다미아였다. 이 왕비가 펠레우스에게 연정을 품고 유혹했다. 그러나 펠레우스는 단호하게 물리쳤다. 이에 대한 복수로 펠레우스의 아내 안티고네에게 이올코스의 공주와 결혼하려 한다는 거짓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를 받고 펠레우스의 아내 안티고네는 목을 매어 자살한다. 펠레우스에 대한 왕비의 유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왕비는 왕에게, 펠레우스가 자신을 유혹했노라고 거짓말을 했다. 왕 아카스토스는 난처했다. 그래서 왕이 제안한 것이 사냥 시합을 하자는 것이었다.

펠레우스는 아카스토스의 아버지 장례 경기 때 여걸 아탈란타와 씨름판에 힘을 겨룬 적이 있는데, 그 시합에 펠레우스는 진 것 같다. 펠레우스는 아르고스 원정 때도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아카스토스는 펠리온 산에서 사냥 시합을 하자고 제안한 것 같다.

사냥 시합에서 아카스토스는 부하가 많았지만, 펠레우스는 홀몸이었다. 시합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하지만 펠레우스는 짐승을 죽일 때마다 혀를 잘라 자루에 넣었다. 시합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펠레우스의 자루에서 나온 짐승의 수는 아카스토스 일행이 잡아서 쌓아놓은 짐승의 수보다 많았다. 시합에 지자, 아카스토스는 펠레우스에게 술을 많이 마셔 취하게 한 다음 펠리온 산에 남겨놓고 내려갔다. 펠리온 산은 켄타우로스(반인반마: 다리가 말처럼 네 개이고, 윗몸은 인간)들의 산이었다. 아카스토스는 펠레우스가 난폭한 켄타우로스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으로 여겼다.

오히려 펠레우스는 여기서 켄타우로스의 현자 케이론을 만나 서로 친구가 된다. 이 우정은 펠레우스가 자신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교육을 케이론에게 맡기기까지 오래 계속된다.

펠레우스는 케이론 덕분에 아카스토스의 속셈을 알아내고, 예전의 아르고 원정대 원들을 모아 이올코스 왕국을 치고는 왕비 아스티다미아를 죽였다. 자신은 프티아 왕국을 차지한다. 그러나 펠레우스는 혼자였다. 아스티다미아의 부정한 유혹을 거절하고, 이 때문에 아내 안티고네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우스가 바다의 버금 신 네레우스의 딸들 중 가장 아름다웠다고 한 여신 테티스와 펠레우스를 맺어준다. 테티스는 제우스와 테티스는 원래 사랑하는 사이였다.

각주) ----------------------------

헤라클레스가 12번째 내려진 자신의 죗값을 치르는 일이 저승에 가서 하데스 궁전을 지키는 머리가 셋인 무시무시한 개 케르베로스를 생포해 오는 일이었다. 여기서 억을 하게 죽은 영혼 멜레아그로스를 만나는 이야기 나온다.

인간 펠레우스는 여신 테티스와 결혼하여 아들 아킬레우스를 낳는다. 이 결혼식에서 트로이 전쟁의 발단인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사과 사건이 일어나고, 여신이 아들에게 영생 불사의 강물을 적시다가 남긴 발목이 저 유명한 ‘아킬레스 건’이 된다.

/박한표 프랑스 국립 파리 10대학 박사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