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체육회 직장선배 5명으로부터 2년여 간에 걸쳐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신고한 24세 여성 A씨.
A씨는 "10일 전 한 신문기사에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가 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단정적으로 보도된 사실에 비춰 사전에 정해진 재심결과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충남체육회를 맹렬히 비난했다.
천안시체육회는 지난 4월 진상조사를 거쳐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임과 1∼3개월의 정직처분을 내렸다.
이에 집단 괴롭힘·성희롱으로 징계를 받은 이들 5명의 가해자들이 재심을 청구, 충청남도체육회는 18일 '파기환송한다. 사법기관의 조사 결과 혐의 확인 시 적의조치 요구함'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재심 결과가 발표되기 10일 전에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가 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단정적 기사가 보도됐다.
이 같은 보도에 그동안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낸 A씨는 지금도 약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다.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문제는 비단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체육계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병폐다.
극단적 결과가 이를 때까지는 속성상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은 은밀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형사처벌로 이어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충청남도체육회의 재심 결정에 따르면 피해자가 자비로 변호사를 선임해 가해자들을 고소해야 된다.
사법기관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에만 피해자가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억울함을 풀 수 있다.
더욱이 가해자들의 혐의가 사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가해자를 무고한 사람이 돼 버린다.
가해자들이 오히려 억울하게 누명을 쓴 피해자로 뒤바뀌어 버리고 만다.
결론적으로 가해자들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는 가해자들을 음해하는 사람처럼 취급되는 것이다.
충남도체육회가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며 법원으로 떠넘긴 책임회피 재심결정을 성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