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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유소 도심속의 시한 폭탄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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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9.27 17: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계절이 바뀌면서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화재 소식이 들려온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보일러 가동, 전열기구 사용으로 인한 주택가 및 상가의 화재도 잇따르는 추세다. 늘 주의해야 할 일이지만 더욱더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며칠 전 경기도 수원시내 ‘세차장 폭발 사건’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누구나 희생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폭팔사고로 주유소의 자동세차장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특히 자가용 운전자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주유소 세차장을 들락거린다. 주유소에서 기름 넣고 이곳에 딸린 터널식 자동세차장을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수원의 한 주유소 세차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는 엄청난 파괴력과 위험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차 중이던 차량이 부서졌고 폭삭 주저앉은 세차장 건물과 인근 주택 등이 날아가는 등처참한 모습을 순간에 보여줬다.

그런데 놀랍데도 사고 현장의 주유소 지하에 유사석유 탱크 2개가 발견됐다. 이 탱크에서 새여나오는 유증기(油蒸氣, 기름이 증발한 기체)가 외부로 빠져 나가지 못해 폭발했을 가능성이 사고 원인으로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유사석유를 불법으로 팔려다 참변을 부른 것이다.

문제의 주유소는 과거에도 두 번이나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적이 있다. 그런데도 관계 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엄중히 따져볼 일이다. 얼렁뚱땅 넘기려다 빚어낸 예견된 인재(人災)였는지 규명해야 한다. 아직은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했으나 불법 탱크 2개가 설치됐다는 사실 하나만도 큰 문제다.

그런데 사고가 난 주유소 세차장 지하에 묻친 비밀 탱크 2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톨루엔이 혼합된 유사휘발유 탱크임이 확인됐다. 때문에 주유소 폭발 사고는 불법으로 유사석유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전국의 많은 주유소들은 세금이 붙지 않는 유사석유 제품을 혼합해 판매해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 당국은 근본적으로 원료 공급을 차단하고 불법 시설을 색출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유사석유의 폭발사고가 아니더라도 주유소에는 세차장의 물, 기름, 전기 등이 뒤섞여 도심속 화재의 시한 폭탄터다.

이곳에서 어떤 화학적, 전기적 반응을 일으킬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제라도 세차장 규정을 보다 강화하고 위험 요소는 없는지 일제점검을 벌여야 한다. 차 안에 탄 채 주유소 터널식 세차장에 들어갔다 날벼락을 맞는 상상만해도 차주들은 불안스러워 차 닦는 것조차 무서워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화재 사고를 낳는 불안전한 시설, 조건을 지닌 주유소들이 수두룩 해 안심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화재가 인재라는 것이다.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규정대로 미리 위험요소를 살피고 주의하면 예방해야 된다. 그런데 한국석유관리원이 올 상반기 동안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주유소 333개 업소(적발률 1.8%)를 적발했다.

이번 적발된 주유소는 모두가 유사석유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곳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 대수는 올 6월 말 현재 1800만여 대나 된다. 자가용 승용차는 1300만여 대로 73.5%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차량이 도심속 시한 폭탄이 되고 있는 주유소 세차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만하면 아찔하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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